"모두 리스크"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스트래지티애널리틱스(SA)는 미국의 화웨이 압박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봤다. 구글 최신 안드로이드 접근이 차단되고 인텔 및 퀄컴의 부품 공급이 중단되는 한편 영국 암과의 협력도 불가능하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이 크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당장 화웨이 쇼크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외부의 점유율이 떨어지며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SA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가 올해 3억1510만대를 출시해 3억대 출하량을 회복하고 23%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스마트폰 단말기를 교체할 때 당장 iOS보다 동일한 안드로이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고, 이러한 현상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로 이어진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3억대 출하량이 무너지며 2억913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한 바 있다.
화웨이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화웨이가 5843만6200대를 판매해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0.5%에서 올해 1분기 15.7%로 크게 올랐다. 1위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1분기 7162만1100대를 판매해 19.2%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1분기 20.5%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가 이어지면 화웨이의 성장세는 크게 꺾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달 24일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압박은 삼성전자에게 큰 호재”라면서 “소비자들은 화웨이 독자 운영체제 훙멍에 믿음을 가지기 어렵다”고 봤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최근 폴더블 스마트폰 품질 논란으로 출시를 연기하는 악재를 만났으나, 전반적인 스마트폰 경쟁력은 여전히 강하다”면서 “삼성전자가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에 때리기 정국에서 최대승자”라고 말했다. 신용평가기업 피치(Fitch)도 지난달 26일 "화웨이 고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반사이익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SA의 주장처럼 마냥 반사이익만 얻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화웨이가 제재를 받으면 같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에 이득이지만, 화웨이 스마트폰의 글로벌 시잠 점유율 하락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100% 확신은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시장은 중저가 스마트폰에 쏠리고 있으며, 그 연장선에서 삼성전자가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스마트폰이 아닌,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를 고려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압박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장 글로벌 반도체 시장 업황 악화가 이어지며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의 제재가 이어지면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이 크게 떨어지고 삼성전자가 당장 반사이익을 얻어 연 출하량 3억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둘러싼 이해득실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이 타결되어 화웨이 발목을 잡은 족쇄가 풀리면 화웨이의 비상은 거침없다는 SA의 주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SA는 만약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끝나면 화웨이는 올해 2억410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7.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삼성전자는 2억874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점유율 20.6%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2020년에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점유율 차이가 고작 1.9%p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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