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심사에서 토스뱅크·키움뱅크가 ‘고배’를 마신 뒤 기존의 케이뱅크·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의 문턱이 높아진 데 따른 라이선스의 가치가 높아졌다. 특히 10월 이후 자본비율 10%대 방어가 어려울 케이뱅크로선 새 주주 찾기가 보다 쉬워질 수도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상 밖의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 ‘불발’이 기존 인터넷은행 1호·2호에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 2016년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2017년 4월과 7월 영업을 시작했다. 기존 사업자인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입장에선 추가 사업자가 등장하면 경쟁이 거세질 수 있지만 일단 이런 상황을 모면했다. 게다가 탈락한 토스뱅크와 키움뱅크는 각각 자본력과 혁신성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았고 재도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그만큼 기존 사업자의 가치도 달리 볼 수 밖에 없다.
한 인터넷은행 고위 관계자는 “핀테크 대표주자인 토스는 물론 증권·은행·유통·통신 대기업이 모인 키움뱅크마저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실패한 것은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는 것”이라며 “기존 인터넷은행의 라이선스 가치가 높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영업을 중단한 케이뱅크가 더 큰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케이뱅크는 기존 주주 외에 추가적인 투자자를 물색 중이었는데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가 불발되면서 이들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투자자 중 일부가 케이뱅크로 갈아탈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이 16.53%였으나 3월말엔 12%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달 20일 전환우선주 412억원어치를 발행하면 현 수준(12%대)을 간신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이마저도 9월말에는 10%대로 내려설 것으로 금융당국은 전망했다. 은행업을 하려면 통상 10.5%는 넘어야 한다.
일각에선 케이뱅크 대주주인 KT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증자에 참여할 수 없는 만큼 아예 발을 빼야 한다고 하지만 케이뱅크 내부에선 통신사업자인 KT가 은행업 라이선스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SK텔레콤도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지분 6%를 투자하며 재진입을 노렸을 만큼 통신업자에 인터넷은행은 ‘매력적’인 사업이라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새주주 영입과 함께 기존 3대 주주사 외에 이사회에 참여하는 한화생명, 다날, KG이니시스에도 “책임감을 보여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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