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에서 국민 선크림으로 거듭난 '조선미녀'의 성공 신화는 수많은 국내 중소 브랜드들의 롤모델이 됐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보다 시장 규모가 크고 카테고리별로 빠르게 성장중인 미국은 중소 브랜드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국내 시장에서 쌓은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채널 없이도 SNS를 통해 쉽게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서다.
미국에서의 국내 브랜드들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우선 단일 플랫폼 의존도가 너무 높다. 미국에서의 성장이라기보단 '아마존'이라는 단일 플랫폼에서의 성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다수의 브랜드가 아마존에 진출하면서 국내 브랜드들끼리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할인율을 높여 가격 경쟁에 나서는 국내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건, 성분뷰티 등 공식화된 미국 성공 방정식도 최근 국내 화장품업계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 중 하나다. 히알루론산, 어성초,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 등 인기 있는 성분을 중심으로한 비슷한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브랜드 고유의 색채를 찾기 점차 어려워져서다.
"저희는 화장품 업계에선 왕따나 다름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만난 한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의 말은 인상적이었다. 주름 개선 화장품을 만드는 이 회사는 타 브랜드와 달리 동물성 원료를 고수하면서 비건 인증을 포기했다. 주름 개선에 효과에 집중하다보니 동물성 원료를 사용할수밖에 없다고 했다. 모두가 비건 인증으로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갈때 자발적으로 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언더독', 약자를 자처한 셈이다.
유럽산 명품 화장품 브랜드를 제치고 북미 시장에서 K뷰티 전성기를 이끈 건 대형 브랜드가 아닌 중소 인디 브랜드다. 대형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가성비와 제품력으로 신규 시장에 과감하게 도전한 결과다. 새로운 틈새시장에서 또다른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낼 뷰티업계 언더독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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