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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US REPORT] 중국에 화력 집중하는 미국-高관세·화웨이 봉쇄·동맹국과 화해 ‘3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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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올인(all-in)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점차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올리고 있다. 사실상 내놓을 만한 조치를 다 취하면서 중국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그동안 타결 가능성이 제기됐던 미중 무역협상이 중국의 합의문 법제화 문제 등을 놓고 난항에 빠지자 미국이 이처럼 총공세로 돌변한 모습이다. 전방위 압박을 통해 미국 측 요구사항을 하루빨리 수용하라는 경고라 할 수 있다.

정리해보면 합의 없이 끝난 지난 5월 9~10일 워싱턴 D.C. 고위급 협상을 전후로 미국이 취한 대중 압박 조치는 크게 세 가지다. 추가 ‘관세 폭탄’, 화웨이와 미국 기업 거래 중단, 동맹국과의 확전 차단과 중국에 화력 집중 등이다.

우선 미국은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국은 고위급 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 5월 10일 이미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한 바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5월 13일 25% 관세를 부과할 3000억달러 규모 새로운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공개했다. USTR은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6월 17일 개최하고 이후 7일간 최종 면제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 조치가 실행되면 사실상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한 25% 고율 관세가 매겨진다. 25%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중국산 수입품 규모가 5500억달러에 달하는데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중국 수입품 규모는 총 5403억달러였다.

▶‘中에 올인’ 전략…中도 맞불 놔 긴장감

미국은 ‘관세 폭탄’에 이어 화웨이에 대한 공격도 개시했다. 화웨이가 국가 안보 위협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향후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지난 5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부 위협으로부터 미국 정보통신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상무부는 이튿날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미국 기업은 앞으로 이들 기업과 거래하려면 미국 당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런 상무부의 거래제한 조치로 구글, 인텔, 퀄컴 등 미국의 주요 정보통신·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과는 ‘화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일본, 그 외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180일 연기하기로 발표하는 한편, 캐나다·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고율 관세(각각 25%, 10%)를 철폐하기로 했다. 미국이 하루 동안 이 같은 두 가지 조치를 차례로 단행한 것은 무역분쟁이 동맹국으로 확전되는 것을 피하고 중국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중국도 맞불을 놨다. 당장 6월 1일부터 600억달러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25%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희토류 생산업체를 방문하면서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희토류는 각종 군사 장비와 전자제품 등의 원료로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 미국의 공격 대상이 된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은 “(미국 반도체 기업인) 퀄컴에서만 공급받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며 ‘항전’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세계 1·2위 경제대국 간 대치에 대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무역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제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사태 해결 촉구에 나섰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양국이 대화 창구는 열어놨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 이전에 실무진 간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가 현재로서는 최대 관심 포인트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sc20max@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0호 (2019.05.29~2019.06.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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