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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제3 ‘인터넷전문은행’ 무산…‘당혹’ 금융위 “재추진”, 시장은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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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도 키움뱅크도 자격 미달

금융위 하반기 인터넷은행 재심사

토스는 자본조달능력이 문제

키움은 혁신성 평가 낮게 받아

인터넷은행 3호 탄생 실패

‘당혹’ 금융위 하반기 심사 재추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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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탄생이 무산됐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 등에서 ‘혁신성’과 ‘자본조달 능력’에 대해 각각 미흡 판정을 받은 탓이다. 금융 정책당국은 당혹한 가운데 하반기에 인가 재추진 의사를 밝혔으나, 네이버 등 자본력이 있는 주요 정보기술(ICT) 기업은 이미 손사래를 쳤고 탈락한 도전자들은 제각각 큰 약점이 드러나 제3의 인터넷은행 탄생에 대한 시장의 회의적 시선이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임시 전체회의를 열어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 예비인가를 불허했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심사 결과 신청후보 두곳 모두 불허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은행은 수많은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금융시스템의 중심으로 혁신성과 안정성 측면을 균형있게 평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미흡한 것으로 보았고, 토스뱅크는 지배구조의 적합성과 출자 능력 면에서 의문을 가진 게 (탈락의) 원인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간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가 24~26일 동안 합숙하면서 평가점수를 산출해 적합성 판단을 금융감독원에 전달하고, 금감원은 이를 반영해 최종 심사 결과를 금융위에 안건으로 상정했다. 외부평가위, 금감원, 금융위 세곳에서 두 곳 모두 불승인 의견이 일치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 정책당국은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제한) 규제 완화를 반영한 인터넷은행 특례법 국회 통과에 공을 들인 데 이어, 적어도 한두 곳의 신규 인가를 추진했던 터라 곤혹스러움을 드러냈다. 최 위원장은 “두 개 다 안 되리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심사 결과를 오전에 듣고 상당히 당혹스러웠다”고 언급했다. 이어 3~4분기에 사업자들의 신청을 다시 받아 4분기에 예비인가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제3 인터넷은행 탄생은 적정한 후보자 부족으로 이후로도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례법 시행으로 은산분리 완화 등이 이뤄졌는데도 네이버·넥슨·엔에이치엔(NHN)엔터테인먼트 등 자본력 있는 정보기술 기업들은 진출 뜻이 없다고 공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에 탈락한 후보들은 무엇이 미흡한지 컨설팅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이를 보완해 재도전할 뜻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추가로 시간이 주어지면 새로운 후보들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스뱅크나 키움뱅크 컨소시엄 쪽은 “아직은 재도전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탈락 후보들의 재도전은 쉽지 않은 과제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외국 벤처투자자(VC)들에 전적으로 기대었던 주주 구성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키움뱅크는 다우키움그룹이 수년 전부터 인터넷은행 진출을 검토해왔는데도 ‘혁신성 미흡’이란 결과를 받은 만큼 ‘증권사’라는 전통적 금융업자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금융권 안팎에선 현재 인터넷은행 업계 상황이나 경기둔화·가계대출 규제 등 악화하는 대출시장 영업 환경을 고려할 때 제3의 인터넷은행 탄생에 적합한 시점이 아니란 얘기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인가 취지가 중금리 대출 확대로 중신용자 부담을 덜어주는 등 본질적 혁신을 기대한 것인데,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대출 위주 사업으로 흘러왔고 케이뱅크는 자본금 부족으로 사실상 대출 중단 사태를 맞은 상황”이라며 “새로운 사업자 창출보다는 인터넷은행에 기대하는 금융혁신 목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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