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화웨이·샤오미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5G 스마트폰을 내놓거나 곧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애플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나 첫 5G 폰을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애플은 퀄컴 대신 인텔의 5G 모뎀 칩을 공급받아 5G 폰을 출시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인텔이 5G 칩을 제때 공급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 최근 2년여에 걸친 퀄컴과의 특허소송을 급하게 마무리 지었다.
애플은 퀄컴을 통해 5G 칩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지만 연내 5G 폰 출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애플에 정통한 궈밍치 TF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퀄컴과 삼성전자로부터 5G 칩을 공급받아 2020년이 되서야 5G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 매장.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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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통상적으로 매년 하반기에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만약 내년에도 설계와 부품 공급 문제로 5G 폰을 내놓지 못한다면 2021년 하반기가 되어서야 아이폰 5G 모델을 만나보게 된다.
결국 5G 품질 저하 논란에도 불구하고, 통신사들이 5G를 중심으로 한 기변 지원정책과 요금제 할인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이용자들의 아이폰 이탈 현상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이 매년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출시 때마다 치열한 마케팅을 진행하며 판매량에 불을 붙였지만 올해는 예년과 상황이 다를 수 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5G로 인한 설비투자비용(CAPEX)을 충당하기 위해서라도 5G 가입자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통신3사의 1분기 설비투자비용은 SK텔레콤이 3313억원, KT 가 5521억원, LG유플러스는 2768억원으로 2018년 동기 대비 각각 281%, 133%, 34% 증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4월 29일 기준으로 국내 5G 가입자는 26만명이다. SK텔레콤은 5G 가입자를 올해 100만, 내년 700만명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KT도 올해 5G 가입자 비중을 전체 가입자의 10%인 200만 명 이상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애플이 5G 폰 출시에 미적거릴수록 시장 상황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5G에 초점을 맞춰 공시지원금을 최대로 상향하고 추가 혜택까지 제공하니 아이폰을 이탈하는 이용자들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기변경을 하러 갔다 5G폰 구매 의사가 없었는데도 높은 지원금과 혜택을 보고 5G폰을 선택했다는 소비자들이 많다. 한 소비자는 "판매점에 가보니 5G 폰을 선택안할 수 없을만큼 기존 단말기와 보조금 차이가 컸다"고 말했다.
LG전자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도 5월 10일 출시하며 5G 폰 확산에 불을 붙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V50 씽큐로 ‘5G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시 57만원 공시지원금을 제공한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일부 아이폰 이용자들이 5G폰으로 기기변경에 나서고 있다. 국내 대다수 아이폰 이용자들이 ‘얼리어답터(신제품을 사서 써 보는 사람)’ 성향을 가진 것도 작용한다.
통신사들이 5G를 중심으로 한 기변 지원정책과 요금제 할인을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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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갤럭시 S10 5G를 구매했다는 한 아이폰 이용자는 "아이폰4 시절부터 아이폰을 사용했지만, 더 이상 감성만으로는 애플에 충성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디스플레이, 배터리용량 등 성능과 구매혜택을 따지면 5G폰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현재 아이폰6를 쓰고 있는데 이참에 안드로이드로 넘어가려 한다"며 "갤럭시와 LG V50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애플이 올해 하반기 공개할 ‘아이폰11(가칭)’이 "최근 애플 제품의 혁신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탈 아이폰 현상이 더 커질 수 있다.
아이폰XS를 사용하다 갤럭시 S10 5G로 교체했다는 이용자는 "아이폰 5 이후 디자인, 기능 면에서 큰 발전이 없는데 왜 고가의 가격으로 파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타사 스마트폰 제품들이 (기능 측면에서) 발전하며 아이폰과의 격차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화, 애플이 가진 프리미엄 이미지가 희석되며 고객들의 충성심 또한 약해지고 있다"며 "골수 애플 고객들을 제외하고는 5G 단말기 지원금에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8년 기준으로 삼성전자(60.3%), 애플(16.7%), LG전자(14.3%) 순이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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