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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경찰 "윤지오 긴급호출 접수 안된 건, 버튼 조작 잘못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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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장 직접 사과한 사안… 경찰 이제와 "기기 조작의 문제"

윤지오와 연락하던 작가, 윤씨 고소 "상업적 목적으로 장자연사건 증언"

조선일보

'장자연 사건'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32·사진)씨는 지난달 30일 '신변 보호용으로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의 긴급 호출 버튼을 눌렀지만 112 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글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경찰이 증인 보호를 게을리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여론이 비등하자 서울경찰청장이 사과까지 했다. 하지만 당시 112 신고가 되지 않은 것은 윤씨의 조작 미숙 때문이라고 23일 경찰이 밝혔다.

윤씨는 지난달 30일 '새벽 5시 55분부터 스마트워치의 호출 버튼을 총 세 차례 눌렀지만 9시간 47분이 경과했고, (경찰) 출동은커녕 아무런 연락조차 오지 않고 있다'는 글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렸다. 하루 만에 20만명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신변 보호를 소홀히 한 데 대해 한없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하고, 윤씨에게 여성 경찰 5명으로 구성된 신변 보호특별팀을 배치했다.

하지만 경찰이 해당 스마트워치를 분석한 결과 윤씨가 호출 버튼을 누를 때 처음 두 번은 1.5초보다 짧게 누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장치는 긴급 호출 버튼을 1.5초보다 길게 눌러야 112에 신고가 접수된다. 세 번째 누를 때는 1.5초보다 길게 눌렀지만 윤씨가 거의 동시에 전원 버튼을 함께 눌러 긴급 신고가 취소됐다. 경찰은 윤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면서 이런 내용을 교육했다고 한다.

윤씨는 당시 "(숙소의) 벽과 천장 등에서 기계음이 나고 출입 잠금장치가 고장 나 불안하다"며 긴급 호출 버튼을 누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윤씨가 당시 묵었던 호텔을 정밀 감식했지만 별다른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책 출판 문제로 윤씨와 연락을 취했다는 작가 김수민씨는 이날 윤씨를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는 최근 윤씨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윤씨가 상업적 목적으로 증언에 나서고, 장자연씨 유족의 동의 없이 책을 출판했다"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에 썼다. 그러자 윤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작가라는 분이 정직하게 글 쓰세요" "똑바로 사세요"라며 김씨를 비판했다.

김씨 측은 이날 "윤씨는 김 작가의 폭로를 조작이라 하고, 극단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윤씨는 장씨의 죽음을 독점하면서 많은 후원을 받고 있고, 심지어 해외 사이트에서 모금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국내의 한 은행 계좌번호를 공개한 적이 있다.

지난 19일에는 '윤지오'라는 이름으로 미국 유명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후원 페이지가 개설됐다. '나는 중요한 증인이고 보호가 필요하다'며 20만달러(약 2억3000만원)를 목표로 모금하고 있다. 23일까지 940여명이 2만여달러(약 2300만원)를 후원했다.

윤씨는 애초 이날 오후 항공편으로 캐나다로 출국하려 했지만 비행기를 놓쳐 출국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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