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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사설]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결함 논란, 배터리 사태 교훈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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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화면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출시 전에 제품성능 등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기자 수십명에게 갤럭시 폴드를 나눠줬는데, 이 중 4명이 “화면 일부가 까맣게 변했다” “완전 꺼짐 현상이 나타났다” “화면과 힌지(접었다 폈다 하는 부분) 사이에 파편이 솟아오른다” 등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 등에 올렸다고 한다. 갤럭시 폴드의 화면은 책처럼 접었다 펴고 해야 하기 때문에 구부러지기 쉬운 폴리머 소재로 만들어진다. 삼성전자는 20만번을 접었다 펴도 될 만큼 견고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본격 출시를 앞두고 결함이 발견됐다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갤럭시 폴드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한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다. 모바일 기능에 태블릿의 장점이 더해지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영역이 열렸다”고 환영한 제품이다. 미국에서는 사전예약 물량이 하루 만에 생산가능 물량을 초과, 예약판매도 중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용자가 제일 먼저, 가장 많이 대하는 화면에 결함이 드러난 것은 엄중한 사안이다. 자칫 출시를 강행했다가 대규모 리콜사태라도 발생하면 삼성전자는 물론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은 뻔하다. 삼성전자는 한 해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14%에 달하고, 수출 비중은 전체의 10%에 육박한다. 매년 판매하는 스마트폰만 3억대에 달한다. 또 전 세계가 새로운 수요 창출로 잔뜩 기대했던 ‘폴더블폰 시장’이 시작부터 난관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대응이 너무 안이하다. 삼성전자는 “화면보호막을 제거하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조작 실수”라며 “미국 출시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 노트7 배터리 폭발’이라는 혹독한 경험을 치른 바 있다. 당시 피해액만 7조여원에 달한다. 기업·브랜드 가치 하락, 한국의 국가 이미지 추락 등 보이지 않는 손실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갤럭시 폴드 출시까지는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주장처럼 그사이 제기된 문제점들이 해소된다면 더 바랄 것도 없다. 만약 해소할 수 없다면 제품 출시를 미루는 것이 옳다. 세계 최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다. 그게 삼성전자를 위해서도 대한민국과 세계 경제를 위해서도 옳은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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