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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남북관계 구조가 중요…통일친화적 사회 먼저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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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평화아카데미’ 각계시민 50명 참여 열기

파주시, 보수·진보 아우르는 평화 교육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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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결과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5.5명은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지만, 실제로는 통일문제에 대한 고민이나 성찰은 거의 없고 무관심에 가깝습니다. 정부도 언젠가부터 통일을 이야기하지 않아 통일담론은 사라지고, 평화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지난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지난 18일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열린 ‘파주 평화아카데미’ 첫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류 교수는 이날 ‘21세기 통일의 비전, 자기혁신으로서의 통일’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1년간 남북관계를 보면서 남북 지도자의 의지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구조적 요인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북핵문제가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꼬리가 몸통을 흔들 수 없다는 것까지 정부 당국자는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남북정상이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누며 좋은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남북관계의 변화가 없는 이유는 지도자의 의지나 진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을 쳐다보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메인스트림(주류사회)에 거슬러가면서까지 이 문제를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하노이 회담에서 드러난 결과”라고 덧붙였다.

류 교수는 “시민 입장에서 통일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나부터 달라져 통일 친화적인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며,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 존중, 개방, 공동체 규범 회복 등을 강조했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파주시가 평화통일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개설한 ‘파주 평화아카데미’는 첫날 파주시의원과 공무원, 시민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 50명이 참여해 열기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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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환 파주시장은 환영사에서 “과거 70년간 분단과 안보의 상징인 파주가 평화의 옷으로 갈아입고 통일을 맞는 첫 도시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아카데미를 제안한 통일운동단체인 ‘겨레하나’ 파주지회 안재영 대표는 “분단 70년의 벽을 넘어 남과 북이 하나의 코리아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 왕래하며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주 평화아카데미는 남북관계 전문가를 초청해 북한의 정치경제적 특징을 바로 알고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계획이다. 파주시가 1회성 통일교육이 아니라 10주간 아카데미 형식으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기는 처음이다. 강의는 6월27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 경기인력개발원 본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된다.

강연에는 한명섭 변호사(대한변협 통일문제연구위원회 위원장), 신종대 교수(북한대학원대학교), 모창환 박사(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진향 이사장(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변학문 박사(겨레하나 평화연구소 상임연구원), 이강우 소장(남북출입국관리소), 최완규 원장(신한대학교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홍순직 박사(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 황우승 전무(㈜신원) 등이 차례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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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는 평화아카데미에 이어 통일교육 민간 공모사업을 통해 초등학생, 청소년, 시민 등을 대상으로 현장 체험형 통일교육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또 민주평통, 재향군인회 등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시민 대상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정례화시킬 예정이다.

한경준 파주시 평화협력과장은 “남북관계가 잘 풀려 멈춰있는 남북출입사무소가 다시 북적거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첫 강연 장소로 남북출입사무소를 택했다. 보수·진보 진영을 떠나 남북 교류 활성화와 통일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통일교육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라산/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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