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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美 전직 관리들 “北 폼페이오 교체 요구, 용인 못할 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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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019년 4월 8일 미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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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잇따라 군사 현장 지도에 나선 것과 관련, 미 전직 관리들이 "북한이 '금지선'은 넘지 않았지만 앞으로 (미·북) 협상 전망을 더 어둡게 할 것"이라고 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9일 보도했다. 또 북한 외무성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저질적인 인간'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선 "협상 상대국의 국무장관에 대한 막말은 용납할 수 없는 외교적 결례"라며 "군사 행보보다 더 심각한 사안"이라고 했다.

VOA에 따르면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김정은의 이번 군사 움직임에 대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재개가 일종의 '금지선'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호를 김정은이 잘 알고 있다"며 "북한이 이 선을 넘지 않고 전술무기 실험에 나선 것은 연말까지 인내심을 갖겠다고 말한 김정은의 시정연설 내용과 일맥상통하지만, 이후 미국과 합의하지 못하면 다른 방향을 선택하겠다는 압박"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 16일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부대를 찾아 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켜봤고, 지난 17일에는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전술 유도무기 사격 시험을 참관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미국과 합의하지 못한 김정은이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작은 도발에 나선 것"이라며 "미사일 실험 등 심각한 도발에 나서는 대신 재래식 무기를 실험한 것은 선을 넘지 않으면서 미국의 관심을 불러오는 김정은의 방식"이라고 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지난 25년 동안 북한은 도발을 통해 불만을 표출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며 "북한은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는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어떤 무기인지가 아니라 실험에 나섰다는 행위 자체에 있다"고 했다.

미 전직 관리들은 지난 18일 북한 외무성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저질적인 인간'이라고 비난하면서 협상 대표 교체를 요구한 것은 큰 결례라며 양국 간 외교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했다.

VOA에 따르면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의 막말은 무기 실험보다 더 심각한 사안"이라며 "상대국은 미국에 수석 협상가로 누구를 지목하라고 말 할 수 없으며, 당사자가 국무장관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는 미국에 대한 상당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한 번 내뱉은 말을 취소하기는 어려운 만큼, 조만간 양국이 외교를 재개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도 "미국 대통령과 최초로 대화를 나누게 된 북한이 국무장관에 대해 이런 식으로 발언한 것은 용인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북한의 ‘전략적 결정’을 보기 원한다는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과 맞물려, 미북 간 간극을 더욱 벌리고 있다"고 했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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