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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트럼프, 특검 임명에 “망했다”더니…보고서 공개되자 “게임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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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관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보고서가 공개된 가운데, 특검을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세 전환이 이목을 끌고 있다.

미 법무부는 19일(현지 시각) 448페이지 분량의 뮬러 특검팀 수사보고서 편집본을 의회에 보내고 특검 웹사이트를 통해 이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달 공개한 4페이지 요약본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2017년 당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특검으로 로버트 뮬러를 임명했다는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 마이 갓(맙소사)"이라며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4월 18일 미 법무부가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 편집본을 공개한 후 트위터에 올린 사진. 검은 코트를 입은 트럼프 대통령의 뒷모습과 함께 “게임 오버”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한 것이다. /트럼프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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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끔찍한 일이다. 이것으로 내 대통령직도 끝났다. 나는 망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션스 장관의 비서실장이었던 조디 헌트가 이런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세션스 장관에게 격노하며 "제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할 수 있나. 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에 대해 크게 우려했던 것이 드러난 내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특검 보고서 편집본이 공개된 직후 완전히 달라진 반응을 보였다. 이날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특검 보고서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검은색 코트를 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뒷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중간엔 "게임 끝(GAME OVER)"라는 문구가, 왼쪽 상단에는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는 문장이 들어갔다.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포스터에 쓰인 문구와 디자인을 이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사진을 올린 건 자신에 대한 의혹과 수사가 끝났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승자의 여유를 드러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또 "(러시아와의) 공모와 관련한 근본적인 범죄가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무엇(특검 수사)을 방해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근본적인 범죄는 없었다"고 했다. 러시아와의 공모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특검 수사 결과를 감안하면 자신이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러시아 스캔들) 전체는 꾸며낸 사기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부상장병 격려 행사에서도 "나는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장난질(특검 수사)이 다른 대통령에게는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에 대한 역공도 예고했다. 특검 수사가 시작된 경위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주장하며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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