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31일 "금호아시아나 측은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지원이 없으면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위기를 혼자서 넘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산업은행은 금호 측이 얼마나 회사를 살릴 성의가 있는지 확인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내부에선 처분 대상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우량 자산인 자회사 6곳의 지분(금호리조트,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IDT)이나 보유 부동산, 여기에 박삼구 회장의 사재(私財)까지도 거론된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계획만)문제가 없다면 이번 주안에 자구 계획을 공개하고 새 MOU를 맺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4월 6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회사 건전성 개선을 위한 1년 만기의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과 전환사채·영구채 발행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지난해 CJ대한통운 지분 매각(940억원) 등일부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아시아나의 총차입금은 3조4400억원(작년 말 기준)에 달하고,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만 1조32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감사 의견 '한정'을 받으며 벼랑 끝에 몰렸다가 박 회장의 퇴진으로 겨우 한숨 돌린 아시아나로서는 MOU 기한이 끝나기 전에 채권단을 설득할 자구책을 내야 회사 생존을 기약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태근 기자(tg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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