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해군·해경 DVR 수거연출" 의혹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세월호 특조위, DVR 미리 확보 조작·편집 후 수거 연출 의심…수사의뢰 방침]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에서 해군이 수거한 DVR과 검찰이 확보한 DVR이 서로 다른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가 발견됐다고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스1

세월호 선내 DVR(Digital Video Recorder) 영상 조작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해군과 해경이 DVR 수거 장면을 연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조위는 28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군과 해경이 2014년 6월22일 수거했다고 주장하는 DVR과 검찰이 확보한 '세월호 DVR'이 다른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DVR은 세월호 선체 내 설치됐던 64개 CCTV(폐쇄회로화면) 영상기록이 저장된 디지털 영상저장장치다.

참사 원인 규명의 주요 증거물로 지목됐으나 검찰이 복원한 결과 참사 발생 약 3분 전까지의 영상만 존재해 침몰원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특조위는 DVR 영상 조작·편집 의혹을 조사해왔다.

특조위는 누군가 미리 DVR을 확보해 포렌식을 거쳐 참사 당시 상황을 확인한 뒤 영상을 편집·조작했고, 이를 숨기고자 이후 해군과 해경이 '가짜 DVR'을 수거하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의심한다.

세월호특조위가 제시한 해군·해경의 수거연출 단서. 해군 수거과정을 촬영한 수중영상 속 DVR 손잡이 고무패킹은 떨어져 있으나 검찰이 확보한 DVR은 고무패킹이 그대로 붙어있다는 설명이다./사진=세월호특조위

특조위 관계자는 "수거를 담당한 A중사는 '2014년 6월22일 밤 11시40분쯤 세월호 안내데스크에서 DVR을 발견하고 그 본체를 케이블 커넥터의 나사를 푸는 방법으로 분리해 수거했다'고 진술했다"며 "조사 결과 케이블은 분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월호 DVR은 커넥터 5개가 케이블 70여개와 DVR을 연결하고 있는데, A중사의 설명대로 케이블을 손으로 풀었다면 케이블선과 커넥터가 발견돼야 하지만 세월호 선체 인양 후 확인한 결과 커넥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특조위의 지적이다.

특조위는 또 "해군이 수거했다고 주장하는 DVR은 오른쪽 손잡이 안쪽 부분의 고무 패킹이 떨어져 있으나 검찰이 확보한 DVR은 고무패킹이 그대로 붙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군이 수거한 DVR은 전면부 열쇠구멍이 수직 방향으로 잠금 상태였지만, 검찰 확보 DVR은 수평으로 잠금 해제 상태였다"고 부연했다.

박병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국장은 "특조위는 증거인멸의 증거가 상당하고 사안이 중대함을 고려해 해군과 해경의 수거 연출 정황에 대해 수사기관의 협조를 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은 별도 입장문을 통해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영상조작과 DVR 바꿔치기까지 하면서 숨겨야 할 진실이 무엇인지 반드시 밝혀야 하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진 기자 hjl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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