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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집전화의 몰락' 1인 가구+스마트폰 사용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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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전화(시내전화+인터넷전화) 가입자 수 2573만명 불과

국내 법인 수 감안하면 집에서 사용하는 유선전화는 1천만대 이하로 급락

1·2인 가구, 전체 가구 대비 55.8% 차지…5G 시대 되면 초고속인터넷도 가입자 수 하락 전망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유선전화의 상징인 집전화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는 것이다. 기업에서 쓰는 유선전화가 꾸준한 것과 달리 집전화는 100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우리나라 총 가구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인데, 1인 가구 확대와 5세대(5G) 도입이 본격화되면 '집전화의 몰락'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통신업계 "집전화 1000만대 붕괴"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 3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가정에 설치된 개인용도의 집전화 회선수는 1000만대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기준 우리나라 총 가구수가 2017만 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1월 기준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유선전화는 총 2573만 회선에 달한다. 이중 시내전화가 1427만, 인터넷전화가 1146만이다. 이들 유선전화는 사용처가 기업법인과 가정으로 나뉜다. 지난해 기준 국내 법인수는 722만곳인데, 이들 대부분이 대표번호와 고객센터 등 2대 이상의 유선전화를 이용하고 있어 최소 1500만 회선이 사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유선전화 회선을 사업용(법인전화)과 개인용(집전화)으로 명확히 구분할 수는 없지만 집전화가 빠르게 줄어드는 추이는 분명하다"며 "특히 법인사업자 당 최소 2대 이상의 유선전화 회선을 이용하고 있어 전체 유선전화 회선의 절반 이상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가입이 늘어나면서 유선전화 가입자는 누적 기준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14년 1월 유선전화는 시내전화 1757만, 인터넷전화 1263만으로 총 3020만 회선에 달했다. 기존 시내전화가 계속 감소세를 면치 못했지만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전화가 큰 인기를 끌며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이후 유선전화는 계속 매년 100만 회선 이상 감소하고 있다. 2017년 1월에는 2771만 회선까지 하락했고 지난 1월에는 2573만 회선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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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공짜 마케팅에도 가입자 외면

유선망을 이용하는 시내전화는 물론 통신 3사의 결합상품을 통해 사실상 공짜로 제공되는 인터넷전화까지 감소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2133만 회선에 달했다. 인터넷전화는 1146만 회선으로 절반이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인터넷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가지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때 요금 할인폭이 가장 크기 때문에 인터넷전화는 대부분 공짜로 서비스하는 수준이지만 계속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고객센터에서 집계한 사례를 종합해보면 거의 90% 이상이 해지 사유로 '필요 없다'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가입자들의 이같은 행태는 우리나라의 1ㆍ2인 가구 증가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ㆍ2인 가구는 2015년부터 전체 가구수의 절반을 넘어섰다. 2000년 34.6%에 불과했던 1ㆍ2 가구는 현재 55.3%까지 늘었다. 1ㆍ2인 가구 대부분은 인터넷전화는 물론 TV를 없애고 시청료도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초고속인터넷까지 해지하고 스마트폰만 사용하는 것이다.


최근 집에서 사용하던 초고속인터넷을 해지한 30대 직장인 김형오씨는 "LTE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쓰고 있어 굳이 초고속인터넷이 필요 없어 IPTV도 함께 해지했다"고 말했다. 7만원대에 달하는 스마트폰 요금은 부담스럽지만 초고속인터넷과 IPTV, 인터넷전화 등을 사용하지 않아 별도의 통신 요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김씨는 "과거 5만원대 스마트폰 요금제와 4만원대에 초고속인터넷, IPTV, 인터넷전화 등을 함께 썼는데 유선 서비스를 모두 해지해 전체 통신비는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례는 5G 서비스가 본격화 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5G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유선망으로만 가능했던 빠른 인터넷 속도를 무선으로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5G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집전화 사용은 더욱 빨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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