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20)
애견인이라면 자신이 사랑하는 반려견이 우수하고 예쁘게 성장하길 바란다. 도그 쇼는 개들을 모아 견종별로 체형, 특성, 건강, 성품 등의 표준을 정해 이에 맞는 우수한 개를 선발해 보급한다는 것이 취지이다. 사진은 러시아에서 열린 도그 쇼에서 한 브리더가 닥스훈트와 걷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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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번식가나 보호자는 자신이 번식하거나 소유한 동물이 남의 것보다 우수하기를 원하고 자랑하고 싶어한다. 도그 쇼(Dog Show)는 번식가나 보호자가 소유한 개들을 모아 얼마나 잘 생기고 영리한가를 겨루던 것이 시초가 된다. 도그 쇼는 견종별로 표준을 정해 이에 맞는 우수한 개를 선발해 보급한다는 것이 취지다.
우수견의 선발심사는 견종 고유의 표준체형과 특성을 유지하느냐가 우선이지만 좋은 건강상태와 성품, 사람이나 다른 개들과 좋은 유대관계, 올바른 행동습관을 지니는 것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근래에는 우수견 선발 외에 각종 용품과 사료 등 관련 산업의 홍보, 반려견에 관한 교육과 시범 등 각종 이벤트를 더해 반려동물 문화의 발전을 도모하는 행사로 진행되는 추세다.
국내의 도그 쇼는 세계수준보다 규모와 내용 면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애견인과 관련 단체의 노력으로 많은 발전을 하고 있다. 세계에서 대표적인 도그 쇼는 영국의 크러프츠 도그 쇼(Crufts’ Dog Show)와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도그 쇼(Westminster Dog Show)를 들 수 있다.
진돗개도 참가한 영국의 크러프츠 도그 쇼
크러프츠 도그 쇼는 영국 최대의 권위있는 도그 쇼로, 관람객 수만 15만명이다. 영국 켄넬클럽에 등록된 한국의 진돗개(좌)가 참가하기도 했으며, 대회 최고의 견인'베스트 인 쇼'를 선발하기도 한다(우).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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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프츠 도그 쇼는 찰스 크러프츠(Charles Crufts)가 영국의 귀족들이 소유한 사냥개를 모아 우수성을 겨루던 것에 착안해 1886년 사냥개만의 대회를 만든 것이 시초이다. 1891년엔 견종을 확대해 36 견종에 2437마리가 참가한 제1회 크러프츠 도그 쇼를 열었다. 당시는 크러프츠 개인이 개최하는 대회였지만 빅토리아 여왕을 비롯한 왕실의 참여로 권위가 생겼으며, 크러프츠 사망 후 1948년부터는 영국 켄넬클럽에서 주관하고 있다.
1991년 100주년을 기점으로 대회 장소를 런던에서 버밍햄의 NEC(National Exhibition Center)로 옮겼는데, 그 이유는 대회 규모가 커져 복잡한 런던에서는 더는 대회를 열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NEC는 전시공간이 18만2000m²로 이 대회가 어느 정도 큰 규모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매년 3월 첫째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열리는 이 대회는 190여 견종에 2만5000여 마리가 참가하며, 관람객은 15만명에 이른다.
대회 최고의 견인 베스트 인 쇼(Best in Show)를 선발하는 마지막 행사는 BBC에서 생중계한다. 우수견 선발 외에 어질리티나 플라이볼 등 개와 함께하는 스포츠 시범과 경연, 청소년이 개를 다루는 경연과 개를 다루는 자격을 부여하는 행사가 있다. 각종 세미나와 더불어 200종에 가까운 견종의 특성, 양육, 미용, 교육방법을 알려주는 등 개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적합한 품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외에도 전시장을 꽉 메운 반려동물 관련 용품, 사료, 기념품, 견종 클럽의 홍보 부스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4일간의 행사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2005년 영국 켄넬클럽에 등록된 한국의 진돗개도 2006년 이 대회에서 관람객에게 첫선을 보인 바 있다.
140년 역사의 웨스트민스터 도그 쇼
웨스터민스터 도그 쇼는 1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있는 도그 쇼이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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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도그 쇼는 포인터와 세터 등 사냥개를 소유한 사람들이 뉴욕 웨스트민스터 호텔에 모여 도그 쇼 개최에 대한 의견을 모아 1876년 대회를 처음 열었다.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켄넬클럽의 주관 아래 매년 2월 둘째 주 월요일과 화요일 2일간 뉴욕의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리며 올해로 143회를 맞았다. 170여 견종에 2700여 마리가 참가하며 관람객은 3만명 정도로 영국의 크러프츠에 비해 규모는 작으나 대회에 참가한 반려견의 질적 수준이 높고 품격 있는 진행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회의 전반적인 구성이 우수견 선발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전문가들에게는 흥미를 더할 수 있다. 현대의 도그 쇼는 우수견 선발 외에 다양한 시범과 경연, 교육과 홍보를 통해 좋은 동물문화를 만들고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도 반려동물 관련 전시행사가 수시로 열리고 있으며 관람객이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그리고 해외여행 중에 일정이 맞는다면 크러프츠나 웨스트민스터 도그 쇼의 관람도 꼭 권하고 싶다.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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