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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수세에 몰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최대 6월까지 연기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언급했다. 메이 내각은 아무런 협상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시 영국의 경제성장률이 최대 9% 감소하고 세관검사 비용만 130억파운드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26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EU와의 브렉시트 재협상 진행상황과 향후 계획을 보고하면서 "오는 3월14일까지 브렉시트 협상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리스본조약 50조 연장을 위한 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가 공개적으로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른 EU탈퇴 시점 연기 방침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당초 예정대로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3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 EU를 떠날 것이란 방침을 강조해 온 메이 총리가 입장을 바꾼 것은 브렉시트 협상안의 의회 통과가 불확실한 가운데 제1야당인 노동당이 제2 국민투표 지지의사를 밝히고 내각에서도 브렉시트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시점을 미루더라도 "거의 확실히...단 한번(almost certainly...a one-off)"만 가능하며 기간도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5월 말 유럽의회 선거 일정을 감안해 6월 말 이후로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것은 "극도로 어려울 것(extremely difficult)"라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이날 메이 총리가 아일랜드 국경에서의 안전장치(backstop)를 다른 협정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우선순위에 두고 EU와 논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설명했다"면서도 "이러한 논의가 미래 무역협정과 함께 진행되고 있음을 밝히며 안전장치를 대체할 준비가 제때 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메이 내각은 노 딜 브렉시트에 따른 준비상황과 영향을 평가한 보고서 요약본(Implications for Business and Trade of a No Deal Exit on 29 March 2019)도 공개했다.
1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노 딜 브렉시트로 인해 세관, 국경 등에서 혼선이 빚어지며 교역물동량이 몇달간 매우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성장률은 장기적으로 6.3~9%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보고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영국 무역과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거시적 영향은 더 클 것"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약 24만개의 기업들이 EU와의 교역에서 새로운 세관절차를 적용받게 되면서 국세청(HMRC)는 관련 행정적 부담만 13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과일, 채소 등 일부 식료품가격은 30% 인상될 수 있으며, 새롭게 계획된 40개 국제 무역협정 중 체결된 협정은 6개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새 관세가 기업에 미칠 영향을 추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북아일랜드 등을 중심으로 일부 기업의 파산가능성도 언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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