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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김밥 제친 샌드위치…편의점시장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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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12일 충북 음성군 원남면에 위치한 신세계푸드 음성공장 1층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 신세계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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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 원남면에 4층 규모로 자리 잡은 신세계푸드 음성공장. 1층 프레시푸드 라인에 들어서자 마자 서늘한 냉기가 올라온다. 프레시푸드란 샌드위치·샐러드 등 냉장 유통되는 신선편의식품을 말한다. 하지만 이곳 직원들은 '뜨거운' 샌드위치를 생산하는 데 여념이 없다. '샌드위치 전쟁'에 비유될 정도로 국내 샌드위치 시장이 뜨겁기 때문이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샌드위치 시장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샌드위치 시장 규모는 약 5459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가장 뜨거운 것이 19.4%(1061억원)를 차지하는 편의점 시장이다. 특히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는 김밥과 햄버거를 제치고, 도시락에 이어 간편식 매출 2위를 차지했다. 커피전문점에서도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이 가세하면서 이 시장도 1923억원까지 확대됐다.

식품업계에는 샌드위치 시장 확대가 반가운 소식이다.

신세계푸드가 생산하는 샌드위치 120여 종은 이마트, 이마트24,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스타벅스 등에서 판매된다. 주 52시간 근무체제가 도입된 이후 국내 최대 매출의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간단히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더욱 약진하고 있다.

김효진 신세계푸드 마케팅팀 파트너는 "편의점 샌드위치 성장세가 가장 높다"며 "패스트푸드와 달리 저지방·저칼로리 다이어트 음식으로 인식돼 2030 여성들 선호도가 높은 데다, 바쁜 현대인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샌드위치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지켜본 샌드위치 제조공정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토핑, 절단까지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하고 있었다. 집에서 샌드위치를 만들 때 이뤄지는 과정이 공장에서 그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다만 한 사람이 아니라 분업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다른 식품 생산라인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수작업이 많은 것은 사람이 직접 할 때 가장 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맛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서도 샌드위치 생산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진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신세계푸드의 샌드위치 매출은 2016년 352억원, 2017년 422억원, 2018년 505억원 등 매년 20% 이상 신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트레이더스와 공동 기획으로 내놓은 '프레쉬클럽 크랜베리 치킨 샌드위치'는 큰 성공을 거뒀다. '8980원에 샌드위치 4조각'이라는 가성비 콘셉트 덕분에 월 판매량이 2만개가 넘는다.

신세계푸드는 국내 샌드위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 아래 현재 음성공장과 오산1공장에 분산돼 있는 생산라인을 오는 5월 준공 예정인 오산2공장에 통합해 오픈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오산2공장에서 하루 약 10만개 샌드위치를 생산할 수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곳에서 '포켓형 샌드위치' '디저트형 샌드위치' '식사 대용 샌드위치' 등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을 생산해 올해 샌드위치로만 매출 600억원을 올릴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경쟁사인 SPC삼립의 샌드위치 전문 브랜드 '샌드팜'도 2016년 425억원이던 매출이 2018년 7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기업들마다 전쟁에 가까울 정도로 샌드위치 생산설비 확대에 나서는 이유다.

음성공장은 청결과 신선도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신세계푸드 생산공장 중에서 가장 최근인 2015년 세워진 음성공장은 일반 사무실이 연상될 정도로 깔끔하고 깨끗한 아파트형 공장이다. 화장실에서 나올 때 살균제로 손을 씻어야 나올 수 있고, 공정에 들어갈 때마다 수차례 청결 작업을 거쳐야 했다.

특히 생산 후 72시간 내 유통기한이 종료되는 신선식품 공정은 더욱더 위생에 집중하고 있다. 작업자들 청결은 물론 완성된 제품은 일일이 엑스선과 중량 검사를 통해 이물질이 섞이지 않았나 검사한다.

이정협 음성공장 부공장장은 "식품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어선 안 되기 때문에 위생 문제를 가장 철저하게 신경 쓰고 있다"며 "생산 목표량을 맞추느라 바쁘지만 맛뿐 아니라 신선도와 위생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성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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