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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팔도비빔면이 괄도네넴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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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9일 오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괄도네넴띤'이라는 괴상한 단어가 올라왔다. '괄도네넴띤'은 팔도가 '팔도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한정판으로 내놓은 '비빔면'의 매운맛 버전이다. '팔도비빔면'이라는 한글을 다르게 보면 '괄도네넴띤'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인터넷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신조어다. 'ㅍ'이 '고'와 비슷하고 'ㅂ'이 '너'와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멍멍이'를 '댕댕이'로, '귀엽다'를 '커엽다'로 읽는 소위 '야민정음(야구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훈민정음이라는 의미)'이다. 인터넷에서 장난처럼 쓰이던 용어가 실제 제품명으로 나오자 재미있다는 반응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쏟아졌다.

이처럼 식품에 재미를 부여하는 '펀슈머 마케팅'이 식품업계 대세가 되고 있다. 실제 판매에서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19일부터 인터넷 11번가에서 선판매를 시작한 '괄도네넴띤 한정판 세트'는 5일간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이날 0시 판매를 시작한 지 23시간 만에 5일 배정분 1만5000세트가 완판됐다. 금액으로 2억4000만원어치다. 한정판 세트는 팔도가 지난해 펀슈머 제품으로 내놓은 '팔도비빔밥'과 '괄도네넴띤' '비빔장'으로 구성됐다.

팔도는 '괄도네넴띤'을 500만개 한정 판매할 예정인데 오프라인 판매는 3월 초부터 시작한다. 한정판답게 기존 비빔면보다 5배 맵게 만들었다.

빙그레는 지난해 12월 '비비빅 동지팥죽'을 내놨다. 대표적인 팥 아이스크림인 비비빅을 찹쌀가루, 찬밥과 끓여서 팥죽으로 만들어 먹는 레시피가 유행하자 아이스크림인 비비빅 이름을 붙인 팥죽을 판매한 것이다. 실제 팥죽으로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비비빅 아이스크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

펀슈머 마케팅으로 가장 재미를 본 제품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에 치즈를 넣어먹는 것이 유행하자 이를 제품화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한정판으로 내놨고 출시 3개월 만에 3600만개가 팔리자 아예 정식 제품으로 만들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2019년 식품 트렌드 중 하나로 '펀슈머'를 꼽았다. 문 교수는 "이제 소비자들은 맛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를 소비하고 공유한다"면서 "펀슈머 마케팅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브랜드를 새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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