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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매케이브 前 FBI 부국장 “트럼프, 러시아 지시받고 미국 뒤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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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정부의 지시를 받고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임스 코미의 뒤를 이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대행을 맡았던 앤드루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19일(현지 시각) CNN ‘앤더슨 쿠퍼 360’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정부를 대표해 활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지금도 있다"며 "FBI가 그를 조사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당국의 역할과 정보 인프라의 역할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FBI를 비롯한 정보기관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과 매일 이 나라를 지키려는 그들의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정부 기관의 효율성과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데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앞서 이날 NBC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FBI가 2017년 5월부터 대통령이 러시아의 지시를 받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코미 전 국장을 경질한 직후의 일이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당시 민주·공화당 양당 지도자와 상·하원 정보위원회 의장 등 8명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으며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017년 5월 10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키슬랴크(오른쪽)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키슬랴크 대사는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대선 캠프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TASS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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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FBI가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착수한 배경 중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것은 거의 없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하면서 그 이유로 러시아를 언급한 것은 FBI에게 수사에 착수할 의무를 부여한 것과 같다고 했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구체적인 근거가 있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다음 날인 2017년 5월 10일 러시아 정부 고위 관료들에게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 해임 이튿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를랴크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만나 "막 FBI 국장을 잘랐다"며 "러시아 (내통 의혹) 때문에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었는데, 이제 그것을 덜어냈다"고 말했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왜 그동안 침묵을 지켰는가’라는 진행자 쿠퍼의 질문에 "대통령이 어떻게 사법 제도를 약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해 신중한 방식으로 주장을 펼쳐야 한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중 FBI의 수사 대상에 포함됐던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현재 특검의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답변을 피했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저서 ‘위협’ 출간을 전후로 트럼프 행정부를 둘러싼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CBS ‘60분’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 5월 로드 로즌스타인 전 법무부 부장관과 함께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도록 의원들을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경질하며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했다는 판단에서였다. 수정헌법 25조 4항은 대통령이 사망하거나 정상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때 행정부가 대통령을 물러날 수 있게 하고, 대통령직을 부통령에게 승계하는 절차를 다룬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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