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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북한 선호 하노이 양보... 미국, 장소보다 실리 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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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장 국립컨벤션센터 유력… 트럼프 숙소는 JW메리어트 거론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게 될 유력한 장소로 꼽히는 베트남 하노이의 국립컨벤션센터(NCC) 전경.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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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베트남 하노이가 최종 낙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나라가 마지막 줄다리기 끝에 이 곳으로 합의를 보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5일(미국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만남 계획에 대해 “2월 27, 28일 베트남”이라고만 밝혔을 뿐, 도시 이름은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아 ‘수도 하노이’일지, ‘유명 휴양지 다낭’일지 추측들만 무성했기 때문이다.

일단은 미국의 ‘양보’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18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의 방미 당시 미국은 다낭을, 북한은 하노이를 각각 선호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미국이 북한에 ‘평양에 돌아간 뒤 확답을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9일(한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하노이 개최’를 공개한 점에 비춰, 최종적인 조율은 6~8일 방북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 대미특별대표의 ‘평양 담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번 결정은 미국이 장소 선택권을 북한에 주고, 이후의 ‘비핵화 담판’에서 보다 많은 걸 얻어내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CNN은 “미국의 작은 양보”라고 했고, 워싱턴포스트도 “북적거리는 수도 하노이는 김정은에게 베트남 지도자들과의 별도의 양자 회담을 열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전했다.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김 위원장으로선 굳이 다낭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하노이 한 곳에서 모든 일정을 마칠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다.

아울러 두 정상의 숙소 및 회담장에도 눈길이 쏠린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는 JW메리어트 호텔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하노이를 찾은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지난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용했던 곳이다. 2월 20일~3월 1일 사이 예약을 막아 놓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하노이 방문 때 묵었던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의 숙소 후보는 북한 인사들이 베트남을 찾을 때 주로 이용하는 멜리아 호텔이 꼽힌다. 5성급 호텔로, 주베트남 북한대사관과는 불과 1.5㎞ 거리다. 2006년 아세안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묵은 쉐라톤호텔, 인터콘티넨탈 웨스트레이크 호텔 등도 물망에 오른다.

최대 관심사인 회담장은 APEC 정상회의가 열린 국립컨벤션센터(NCC)가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JW메리어트 호텔과 인도로 연결돼 있어 경호에도 매우 유리하다. 실제로 이날 NCC 주변은 차량 출입구를 막고, 외부인의 출입을 경비가 철저히 통제하는 등 평소보다 훨씬 더 보안 상태가 강화된 모습이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libo.com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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