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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북-미회담 잘 움직인다”…비건-김혁철, 하노이 정상회담 직전 최종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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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돌아와 “논의 생산적…북, 적극적으로 나서”

“협상은 아니었어”…비핵화-상응조처 입장 타진

비건-김혁철, ‘27~28일 하노이 정상회담’ 직전 조율

청와대, 문재인-트럼프 한-미 정상 통화 준비중

청 관계자 “우리 정부 입장은 스몰딜이 아니다”



한겨레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시기(27~28일)에 이어 개최지까지 베트남 하노이로 확정되면서 회담 준비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6~8일 평양에서 실무협상을 마친 양쪽은 정상회담 직전에 하노이에서 다시 만나 비핵화와 상응 조처에 관한 최종 실무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청와대는 “우리 정부 입장은 ‘스몰딜’이 아니다”라며 북-미의 과감한 합의 가능성에 기대를 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이하 한국시각) 트위터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은 2월27~28일 하노이에서 열릴 것”이라고 발표한 직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전날까지 2박3일간 북한에서 진행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 당국자들과의 협의 결과를 한국 정부와 정치권에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여야 국회의원들과 잇따라 만났다. 이 본부장,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오찬도 했다.

비건 대표는 강 장관 등과의 면담에서 “(북한과의) 논의는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을 만나서는 “북한이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용 실장은 비건 대표의 방북 결과에 대해 “큰 방향에서 북-미 회담이 잘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전했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북이 “협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주고받는 협상이라기보다는 서로 뭘 주고받을 수 있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빠짐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유익한 기회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들에 대한 입장을 상세하게 타진하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그만큼 앞으로 정상회담까지 약 2주 안에 양쪽이 실무협상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합의를 꿰어내느냐에 ‘하노이 공동성명’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 김 대변인은 “이후 (비건-김혁철) 협상은 2월17일에 시작하는 주에 아시아의 제3국에서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상회담 직전 무렵 하노이에서 막판 실무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지금부터 정상회담 때까지 북한과 해야 할 힘든 일들이 남아 있다”면서도 “양쪽이 진정한 진전을 만들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영변 핵시설을 비롯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와 전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요구하고, 북한은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상응 조처로 종전선언과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인도적 지원 확대를 우선 검토하고, 비핵화 완료시 제재 완화와 대규모 경제 투자 지원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하노이 개최’를 발표하는 트위터에서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 아래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며 ‘밝은 미래’를 거듭 띄웠다. 그는 “어떤 이들은 놀라겠지만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나는 김 원장을 알고, 그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충분히 안다”며 “북한은 ‘경제’라는 다른 종류의 로켓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 정부 입장은 스몰딜이 아니다”라고 말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부 주고받기’가 아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에 부합하는 합의물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 정상은 조만간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를 준비하고 있다. 강경화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조만간 다자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부터 일주일간 서울~평양을 오간 비건 대표는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그는 워싱턴에 복귀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하고 후속 실무협상을 준비할 예정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성연철 이경미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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