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0 (금)

흔들리는 한국 수출…가격·경쟁력 모두 내리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수출경쟁력 확보 위한 노력 절실한 때

세계파이낸스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지난해 한국의 수출 상품 가격 및 경쟁력이 다른 수출주력 국가들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및 전자 등 주력상품 수출에서 중국을 비롯한 다른 경쟁국들에게 밀리고 있는 것이라 앞으로 수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다.

10일 세계무역기구(WTO)의 '월별 공산품 수출·수입 물가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물가지수는 2018년 11월 기준 73.6으로 기록됐다.

수출물가지수는 수출 상품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다. 일반적으로 더 높은 가격에 수출하면 수출물가지수가 올라가고 가격이 낮아지면 지수도 하락한다.

WTO는 세계 제조업 수출의 약 85%를 차지하는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스위스, 일본, 중국, 한국, 싱가포르, 대만 9개 국가·지역의 수출물가지수를 달러화 기준으로 집계했다.

한국은 2005년 1월 100에서 시작한 수출물가지수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U'자를 그리다가 금융위기 충격으로 70대로 떨어졌다. 이후 세계 경기 회복세와 함께 반등했지만 여전히 80대에 머물렀다. 2015∼2016년에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60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초호황기와 유가 상승 등 덕분에 상승 흐름을 탔지만 최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물량차원에선 수출을 많이 해도 수출액은 오히려 줄어들고 기업차원에선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게 된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등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모두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34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0.8%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20%로 1위였던 삼성전자의 중국 점유율은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6년 4.9%, 2017년 2.1% 등으로 가파르게 하락했다가 작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점유율이 1%마저 넘기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때문에 글로벌 1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18.4%의 점유율로 애플(17.5%)과 화웨이(16.1%)를 간신히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세계 LCD TV 시장에서도 한국이 중국에게 뒤처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전세계 LCD TV 출하대수는 모두 1억5216만5000여대로, 중국 업체가 31.9%(4856만1000여대)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LCD 패널에 이어 LCD TV까지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준데다 앞으로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근 10여년간 지켜온 TV 시장의 '메이드 인 코리아' 아성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량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감소하며 멕시코에 밀려 세계 7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이날 발표한 '2018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2.1% 줄어든 402만9000대로 집계됐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2015년 455만6000대 수준이었으나 이후 2016년 422만9000대, 2017년 411만5000대, 2018년 402만9000대 등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한국은 같은 물량을 수출해도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며 "스위스제 시계와 같은 고급 소비재는 경기 등락과 상관없이 일정 수요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jh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