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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게도 겨울잠을 잔다?…멸종위기 갯게 국내 최초 동면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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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식굴 안쪽에서 동면 중인 갯게. [사진 국립공원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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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갯벌 청소부’로 알려진 멸종위기종 갯게의 동면 모습이 국내 최초로 카메라에 포착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한려해상국립공원 남해도 해안가에서 해양생태계 조사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갯게의 동면 모습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달 14일 갯게의 동면 습성에 대한 연구를 위해 내시경 카메라를 이용해 폐쇄된 서식굴의 형태, 서식굴 안의 온도를 측정하고, 동면을 취하는 갯게의 모습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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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 폐쇄된 갯게 서식굴 입구의 모습. [사진 국립공원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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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확인된 갯게의 서식굴은 입구 너비가 7~10㎝, 길이는 100㎝, 지면으로부터 깊이는 약 30~50㎝이며 입구에서부터 안쪽으로 불규칙하게 구부러진 형태를 보였다.

서식굴은 여름철에 안쪽까지 개방된 데 비해 겨울철에는 입구에서 약 10㎝ 깊이까지는 낙엽·풀·흙으로, 약 10~80㎝까지는 흙으로 덮여 있었다. 제일 안쪽에는 갯게가 동면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기온 변화가 적은 바닷속에 사는 게들은 동면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 서식하는 게들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동사하기 때문에 땅속으로 들어가 동면을 거친다.

이상규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식굴 외부 온도가 영하 3도에서 영상 10도로 변화될 때 갯게가 동면하는 공간은 영상 5~6도로 유지된다”며“이는 체온유지가 쉽지 않은 갯게가 급격한 온도변화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또, 서식굴 안쪽에 내시경 카메라의 조명을 비추었을 때, 갯게가 약 5분 정도 천천히 움직이다가 이후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갯게가 외부자극이나 상황에 스스로 반응할 수 있는 상태의 동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안가 개발·오염으로 생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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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갯게. [사진 국립공원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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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게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자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된 희귀종이다.

갯벌에서 생물의 사체나 갈대 등의 유기물을 섭취하는 방식으로 갯벌을 정화하기 때문에 ‘갯벌 청소부’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해안가의 개발과 오염으로 인해 점점 찾아보기 힘든 종이 됐다.

대만, 중국, 일본 등에 주로 분포하며, 국내에서도 서해, 남해 및 제주 연안의 일부 지역에서만 관찰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과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환경공단은 지난해 인공증식을 통해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월차갯벌에 갯게 500여 마리를 방사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갯게의 겨울철 생존전략을 밝히고 서식지 복원을 위한 과학적인 자료와 영상자료를 취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하동준 국립공원공단 해양연구센터장은 “향후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갯게의 생태학적 연구와 서식지 환경에 대한 조사 및 연구를 강화해 갯게의 개체군 보호와 복원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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