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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단독] 제주도 골프장 찾는 관광객은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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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과 요금 격차 갈수록 커져 불만 고조

‘그린피 갭’ 코로나 이후 7만~8만원까지

“골프장 운영 시스템 전반적 점검 필요”

아시아경제

제주도 한 골프장에서 골퍼가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박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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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국내 골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제주도 골프장들이 관광객의 경우 요금제를 도민에 비해 높게 적용하면서 이용 고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골프장의 경우 많게는 7만~8만원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광객이 ‘봉’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15일 제주도와 도내 골프장 및 골프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제주지역 골프장들의 관광객과 현지민 간 요금 격차는 코로나19 이전 1만~2만원 수준이었으나,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날이 갈수록 급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극성수기를 맞아 골프장에 따라 많게는 7만~8만원까지 차이가 나면서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제주도가 발표한 올해 도내 골프장 내장객 추이를 살펴보면, 전년 대비 제주도 외 내장객은 8.2% 줄어든 반면, 제주도민은 2.8% 늘어났다. 지난 4월의 경우 관광객은 4% 감소했으나, 제주도민은 18% 증가해 현지민들의 이용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관광객들의 골프장 이용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은 현지민에 비해 그린피를 턱없이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 골퍼들은 예약 애플리케이션과 제주도를 기반으로 한 골프 커뮤니티를 통해 ‘관광객이 봉이냐’, ‘기분 나빠서 제주도로 골프 치러 안 간다’는 등의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 골프업계는 상황이 이런데도 골프장들이 요금을 인하하지 못하는 데는 예약 시스템과 여행사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를 들고 있다.

우선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항공과 숙소, 골프장 예약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6개월 전에 티타임이 생성돼 여행사에 할당되고, 모객 활동이 이뤄지면 통상 3개월 전에 예약이 확정되는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6개월 전 티타임이 제때 소비되지 않거나, 예약이 취소될 경우 추가 할인 요금까지 적용해 현지 주민에게 제공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골프장 업계가 그린피 인하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광객을 대상으로 6개월 전에 이미 결정된 금액을 임의로 내릴 경우 골프여행사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제주도 관광 산업과 수익 측면에서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적으로 같은 내국인이면서 현지민에 비해 비싼 요금으로 차별 대우를 받을 바엔 차라리 해외로 나가겠다는 반감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더구나 올해 제주 도내 골프 관광객 수요 예측마저 빗나가면서 예년에 비해 관광객 수가 급감, 제주도 관광객 수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또 골프장 측에서 관광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 추진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어떤 움직임도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제주 도내 골프장이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을 조금이라도 해본 뒤, 정부에 지원을 바랐으면 좋겠다”며 “각 골프장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경영난을 타개하려는 어떠한 마케팅 흔적도 없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프로모션 하나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물가 상승과 바가지요금 이슈로 제주도 관광이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다”며 “골프장 내장객 중 관광객이 감소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 부분도 있겠지만, 그보다 먼저 골프장 운영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골프장 관련 민원을 보면 제주도민 할인을 더 해주고, 예약을 잘해달라는 민원이 많다. 관광객 그린피가 비싸다는 민원은 거의 없다”며 “현지민의 편의성만을 주장하는 도민들의 인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창원 기자 capta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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