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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트럼프, 동맹 반발에도 또 'IS 완전 격퇴'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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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각) 또 한번 이슬람국가(IS)를 완전히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IS 격퇴를 선언하고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발표한 데 대해 동맹국이 강하게 반발했음에도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연합군이 IS 근거지를 모두 탈환했다고 공식 발표한다고 예고해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국무부에서 열린 ‘ISIS(IS의 옛 이름) 격퇴 연합군’ 장관회의에서 "미군과 연합군, 시리아민주군(SDF)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IS가 점령했던 영토 모두를 사실상 해방시켰다"고 밝혔다. IS가 점령했던 땅이 이제는 없어졌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6일 미국 국무부에서 열린 ‘ISIS 격퇴 연합군’ 장관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는 "아마도 다음 주에 우리가 칼리프(이슬람 지도자)를 100% 확보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말한 ‘우리’는 동맹국들을 포함한 의미로 추측된다. 여기에 동맹국들이 동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과 함께 시리아, 이라크에서 IS 격퇴전을 벌인 79개국 외교장관과 고위급 관료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을 발표한 이후 동맹국 고위급 관료들이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터키와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모로코, 이라크 등의 외교장관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느닷없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발표해 동맹국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당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에 반발해 사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시리아 주둔의 유일한 이유인 IS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트위터 글을 올리며 2000여 명의 시리아 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하겠다고 했다.

국내외 반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시리아에 주둔 중인 용감한 우리 군사들에게 따뜻한 환영 인사를 전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철수 의지를 굳혔다.

그러나 시리아 미군 철수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조지프 보텔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전날 상원 청문회에서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하면 IS가 부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약 1500명의 IS 대원들이 시리아와 이라크 접경 지역에 남아있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 철군이 싸움의 끝이 아니라고 동맹국들을 안심시키면서도 IS의 위협은 여전하다고 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79개국 외교장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미군 철수는 전술적 변화일뿐 임무의 변화가 아니며 오래된 싸움의 새로운 단계"라며 IS 격퇴전을 계속해서 이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라크에서 IS와의 싸움은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IS는 여전히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이 소탕전에 나서면서 2017년 이후 IS는 근거지의 95~99%를 잃었다. 그러나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3만여 명의 IS 대원들이 여전히 재기를 엿보고 있다. 지난달 16일 시리아에서 IS가 미군을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를 벌여 미국인 4명을 포함해 최소 16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31일 미 언론들은 미 국방부 감사관(IG)이 ‘시리아 철군 이후 IS가 6~12개월 만에 점령지를 재확보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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