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美北정상회담] 국정연설서 북핵 자화자찬… "합의 가능성 매우 크다" 인터뷰도
소식통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 일단 합의하고 성과 부풀릴 듯"
◇2차 회담 낙관론 펴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어떤 식으로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합의를 보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이번 국정연설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 북한과의 협상을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는 트럼프로선 한국·일본 등 동맹국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김정은과 설익은 합의를 한 뒤 회담 성과를 부풀리려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도 미 정보 당국이 북한 비핵화에 회의적인 분석을 내놓은 것과 관련,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가 (비핵화에) 합의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며 "내 생각에 김정은도 지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접근법을 두고 미 조야(朝野)에선 "날짜부터 덜컥 잡았다가 '빈손 회담'으로 비판받은 1차 미·북 정상회담의 실패를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에도 미·북은 날짜부터 정한 뒤 의제 협상에 나섰다. 양측은 수차례 실무협상에도 전혀 의견을 좁히지 못했고, 싱가포르 현지에서 정상회담 직전까지 담판을 벌였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전혀 합의하지 못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일정 발표 역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이 경기도 평택의 오산 미 공군기지를 출발, 평양에 도착할 즈음 나왔다. 아직 북측과 실무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이었다. 미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에이브러햄 덴마크 아시아 국장은 "미·북 협상이 (위에서 결정해 실무진에 통보하는) '톱다운' 형식으로 끌고 가기 때문에 실무진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남·북·미·중, '베트남 집결설' 솔솔
외교가에선 이달 말 미·북 정상이 만나는 베트남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합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지난 3일 "미·중 정상이 2월 27~28일 베트남(다낭)에서 만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베트남에 갈 경우, 미·중 무역 협상과는 별개로 북핵 문제와 연계된 다자 종전선언 또는 평화협정이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을 공식화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은 이미 싱가포르에서 70년 적대의 역사를 씻어내는 첫발을 뗀 바 있다"며 "이제 베트남에선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의 발걸음을 내디뎌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북한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4일 "미국이 진정으로 조(북)·미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싱가포르에서의 초심으로 돌아가 세계 앞에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공화국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적 행동으로 화답해 나선다면 두 나라 관계가 빠른 속도로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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