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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개조 이즈모 항모 아니다’ 주장 초보자에게나 통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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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사 평론가 마에다 데쓰오 인터뷰

“로널드 레이건호도 1년 중 절반 함재기 안 실어

항모 본질적으로 공격형·방어용은 없어

주일미군은 창, 자위대는 방패 구분 사라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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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18일 방위계획대강과 중기방위계획을 각의결정(한국의 국무회의 의결)하며, 전후 일본이 지켜 온 전수방위(공격 받을 때만 군사력을 행사하며, 그 범위는 최소한으로 함)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방위대강 개정에 대해선 현행 평화헌법의 전수방위 원칙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도 끊이질 않는다. 일본의 군사평론가인 마에다 데쓰오(79)는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방위대강은 이전과 다르다. 정부는 말로는 전수방위 원칙은 변함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모순이 곳곳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개정 방위대강에 대해서 전수방위 원칙 위반 논란이 많다.

=일본 정부는 방위대강에 전수방위와 비핵3원칙 등을 지킨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적었다. 하지만, 방위대강을 읽어보면 전수방위와 모순된다. 대표적인 것이 영역 횡단 작전 능력이다. 우주와 사이버라는 표현이 방위대강에 20곳 이상 나온다. 기존의 수평 위주 방어 개념을 수직적인 측면까지 확장했다.

-그밖에 기존 방위대강과 달라진 점은

“중국이 부각돼 있다. 2013년 방위대강에서는 북한이 먼저 나오고 그 뒤 중국이 나왔다. 이번엔 반대다. 방위대강에는 중국을 위협이라고까지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국이 군사력의 양과 질을 광범위하고 급속히 강화했다며 중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는 중국 다음으로 순서가 밀렸으나 위협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과는 대북 관점에 큰 차이가 있다.”

-일본 정부는 이즈모급 호위함을 개조하더라도 전투기를 상시 탑재하지 않으니 전수방위 원칙이 위반된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초보자에게나 통할 이야기다. 요코스카를 기지로 사용하는 미 항모 로널드 레이건도 정박해있을 때는 함재기를 싣지 않는다. 로널드 레이건도 1년 중 절반은 함재기를 싣지 않는다. 일본 정부가 이즈모급 호위함을 사실상의 항모로 개조하며 ‘다용도 호위함’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항모는 갖고 싶지만 이를 내세울 수 없으니 생기는 모순이다. 이즈모를 개조하면 함재기 탑승 파일럿도 따로 훈련을 해야 하는 등 관련 체제를 갖춰야 한다. 결국 마지막에는 항모가 된다.

-일본 여당에서 한때 방어형 항모라는 말도 썼다.

=항모는 떠있는 기지다. 본질적으로 공격형일 수밖에 없다. 미군이 1960년대까지 주력공격항모(CVA), 대잠작전 항모(CVS)라는 식의 용어를 썼지만, 현재 대잠작전 항모라는 것도 없어졌다. 방어형 항모라는 것은 없다.

-주일미군은 ‘창’ 그리고 자위대는 ‘방패’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그런 구분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한 2015년 안보법제 제·개정 때 법률적으로 그런 구분은 이미 무너졌다. 이후 미-일은 이미 공격과 방어 앙면 모두에서 서로를 보충하는 관계가 됐다. 이번 방위대강 개정은 법률적인 면뿐 아니라 실질적인 면에서 주일미군과 자위대 관계 변화를 추구한다는 의미가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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