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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군사대국화 추진' 日, 항공모함 도입 공식화…최대 방위비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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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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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본이 사실상 항공 모함을 도입하면서 육·해·공 자위대의 공격력을 강화하고 우주와 사이버 전쟁 능력을 통합, 향상시키는 '다차원의 통합 방위력'을 구축한다고 18일 밝혔다. 군사대국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일본은 사상 최대 규모의 자본을 투입해 중국과 북한 등으로부터 안보를 지키기 위해 무장을 강화키로 했다.

NHK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새로운 방위력 정비지침인 '방위계획 대강'과 이에 따른 구체적 무기 조달 계획을 담은 차기 '중기방위력 정비계획(2019~2023년도)'을 정식으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방위비로 27조4700억엔(약 275조8839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 지난 2014~2018년도 방위비보다 3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무역 적자를 문제 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염두에 둬 고액의 방어 장비를 구매하기로 방침을 담았다"고 해석했다.

◆사실상 항공모함 도입…우주·사이버도 공격력 강화 = 이번 계획에는 일본 주변 태평양의 방위력 강화를 위해 자위대 최대 호위함 '이즈모'를 개조해 자위대 최초로 사실상 항공모함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에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도 탑재하기로 했다. 이미 배치된 F-35A를 추가로 63대 도입하고 F-35B도 45대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만 일본이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 원칙을 이탈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근거로 F-35B 부대는 항상 탑재하지는 않고 응급 상황이나 훈련 시 등 필요한 경우에만 운영하도록 해 헌법에서 막고 있는 '고격형 항공 모함'이 아니라는 점을 일본 정부는 명확히 밝혔다.

이와 함께 방위계획 대강에는 핵심 개념으로 '다차원 통합 방위력'이 소개됐다. 이는 앞선 '통합 기동 방위력'의 대체 개념이다. 일본 정부는 우주, 사이버 등의 새로운 영역에 대해 "사활을 걸 만큼 중요하다"고 평가하면서 기존의 육·해·공 자위대의 영역을 넘어선 '영역 횡단(크로스 도메인) 작전'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에 대한 공격은 우주, 사이버, 전자파의 공간을 활용해 공격을 차단·제거한다"고 명기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이같이 군사력을 강화한 이유에 대해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언급하면서 지역과 국제 사회의 안보에 대해 강하게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에 대해서는 "중대하고 급박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해 8월 북한이 핵 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는 등 동북아시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방위계획 대강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항공모함, 비상시 활용"…전수방위 위반 논란= 이번 방위계획 대강은 지난 2013년 이후 5년 만에 나온 여섯번째 방위력 정비 지침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각의 이후 기자들에게 "이번 대강의 재검토는 현재의 어려운 안보 환경을 감안해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방위력의 바람직한 모습, 그리고 수십년 뒤 미래의 초석이 될 방위력의 모습을 일본 국민과 국제 사회에 보여주는 것으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기자들이 사실상의 항공모함화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위헌이 아니냐고 질문하자 스가 장관은 "이번 조치는 태평양 등의 나라 방공 체제를 강화하고 전투기에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조종사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헌법상 허용되는 최소한의 범위에 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야 타케시 일본 방위상은 "중국이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 이렇게 빠른 속도로 활발하게 활동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계획 대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상 항공모함화하는 것이 전수방어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전투기를 상시 탑재하는 것이 아니라 헬리콥터를 실은 초계활동, 경우에 따라서는 의료, 수송에도 사용해 필요한 경우에만 전투기를 운용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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