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피란민 계속 느는데 레바논 대피소 80% 꽉 차"…우려 표명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에 레바논에서 피란민이 급증하자 대피 시설 수용 능력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주차 공간에 누워 잠을 자는 피란민[사진출처=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적업무조정실(OCHA)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위치한 헤즈볼라 근거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지난달 23일부터 피란민 대피소에는 집을 버리고 온 레바논 주민이 급격히 늘었다.

OCHA는 레바논에 난민 보호 공간을 마련한 공립학교를 비롯한 978개 대피소가 있는데, 집중 공습 2주 만인 지난 7일까지 피란민 18만7000여명이 대피소에 몰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체의 80%에 이르는 대피소 775곳은 이미 만원 상태여서 더는 인원을 수용하기 어렵지만, 피란민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유엔 기구들은 레바논의 인도적 위기가 가속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미 레바논 영토의 4분의 1에 이르는 지역에 이스라엘군이 대피령을 내린 상태에서 분쟁이 그치지 않는 한 피란민 급증세는 막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분쟁으로 레바논의 의료 역량이 급격히 약해졌다"며 "안전 문제로 1차 의료센터 가운데 최소 98곳이 문을 닫았고 레바논 남부 등지의 병원 3곳도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WHO는 "전란 중에도 분쟁 당사자들에게는 의료시설에 대한 피해나 의료 서비스 중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