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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말레이 1MDB 비리' 기소당한 골드만삭스 "전 정권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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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부가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국부펀드 1MDB(1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 비리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 17일 기소한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나집 전 총리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1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골드만삭스와 전 직원 2명을 포함한 개인 4명을 1MDB 관련 부패 및 돈세탁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2012~2013년 총 65달러(약 7조3000억원) 규모의 1MDB 채권발행을 대행하고 6억달러(약 6800억원) 상당의 수수료를 챙겼다. 토미 토마스 말레이시아 법무장관은 골드만삭스가 채권발행으로 확보한 자금 중 약 27억달러(약 3조500억원)를 유용했다며 이들이 수십억달러의 벌금 뿐만 아니라 징역형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말레이시아 정부는 2018년 12월 17일 골드만삭스를 말레이시아 국부 펀드 1MDB 펀드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했다. /조선DB


최근 골드만삭스는 나집 전 총리의 비자금 조성에 연루된 혐의로 약 6개월간 조사를 받아왔다. 나집 전 총리는 1MDB에 유치한 글로벌 자금 중에서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MDB 자금 유치 과정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말레시이아 검찰의 기소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골드만삭스 대변인은 "말레이시아 이전 정부의 관료들과 1MDB는 골드만삭스에 이 거래들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1MDB의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는 당시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직접 보고를 했고, 골드만삭스는 서면을 통해 각각의 거래에 ‘중개자가 개입되지 않았음’을 확인받았다"고 했다.

이어 골드만삭스는 말레이시아 검찰의 기소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기소로 인해 골드만삭스가 글로벌 사업을 운영하는 데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MDB 비리 조사 이후 골드만삭스가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장중 2.8% 하락한 167.9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9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근 6개월간 증시에서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오던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전 직원 2명이 미국 검찰에 기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당시 팀 라이스너(48) 전 골드만삭스 동남아시아 사업 대표와 라이스너의 부하 직원이었던 골드만삭스 출신의 응 총 화(51)는 1MDB 자금 세탁 및 프로젝트 사업 수주를 위한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골드만삭스는 또 지난달 21일 1MDB가 발행한 채권에 대한 지급보증을 섰다가 수조원대의 손실을 떠안았다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부펀드 국제석유투자(IPIC)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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