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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코미디 프로 SNL에 열받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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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당선된 세상 가정해 풍자… 부통령 등 주변인물 웃음꽃 만발

트럼프 "여론 조작, 민주당 광고"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 분장한 알렉 볼드윈(오른쪽)이 15일 방영된 SNL에서 로버트 뮬러 특검 역의 로버트 드니로와 이야기하고 있다. /NBC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진짜 스캔들은 NBC 같은 방송과 SNL 같은 민주당 스핀머신(spin machine·여론 조작 기구)들의 편향된 보도"라며 "순전히 불공정한 뉴스 보도이고 민주당 광고일 뿐이다. 법정에서 가려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SNL이 도대체 어떤 내용이었기에 트럼프가 이토록 열을 낸 걸까. 미 NBC 방송에서 방영되는 'SNL(Saturday Night Live)'은 매주 토요일 밤 11시 35분에 방송되는 코미디쇼 프로그램이다. 15일 방송에선 배우 알렉 볼드윈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분장해 나와 신랄하게 트럼프를 풍자했다. 볼드윈은 특정 각도로 얼굴을 비틀면 영락없는 트럼프의 얼굴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한 배우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 시절부터 그의 말투와 표정을 여러 차례 패러디해왔다.

이날 방송은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한 직후 가상의 세계를 그렸다. 가상 세계의 백악관 파티장에서 트럼프가 "사람들이 좀 달라 보인다. 저들 얼굴에 있는 게 뭐지?"라고 묻자, 천사가 "그것은 웃음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아닌 힐러리가 당선돼 모두가 즐겁다는 것이다.

모자를 쓰고 헤드폰을 목에 걸친 펜스(벡 베넷) 부통령은 파티장에서 흥겹게 디제잉을 하고 있다. 펜스는 트럼프에게 "당신의 부통령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미 대선 개입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로버트 드니로) 특검도 나온다. 뮬러가 소매에서 종이를 꺼내자 트럼프가 긴장하며 "소환장인가, (특검) 최종 보고서인가"라고 묻는다. 그러자 뮬러는 "내 손자의 사진이다"라며 "나는 반역죄로 바보들을 조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손자와 함께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멜라니아(세실리 스트롱)는 트럼프와 이혼한 것으로 나온다. 멜라니아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당신 곁에 있으면 내 언어 능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슬로베니아 출신인 멜라니아는 동유럽 억양이 있는데 트럼프와 이혼하고 나서 영어가 훨씬 유창해졌다고 비꼬는 것이다.

SNL은 트럼프의 발언들이나 정책에 대해 조롱에 가까운 풍자를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트위터에 "NBC 뉴스는 나쁘다. 그러나 가장 나쁜 것은 NBC의 SNL"이라고까지 했다.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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