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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지상에 있던 미세먼지 측정소 두 곳도, 옥상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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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성동 측정소 15m 위로

25곳 중 한 곳 빼곤 모두 옥상에

서울시가 바닥에 가까이 설치됐던 미세 먼지 측정소 두 곳을 지난 10월 건물 꼭대기로 옮겼다. 높이 7m(시료 채취구 기준)였던 송파구 올림픽공원 측정소는 높이 15.8m 삼전동주민센터 옥상으로, 높이 5m였던 성동구 서울숲 측정소는 높이 15.8m 성수1가1동주민센터 옥상으로 옮겼다. 측정소는 사람이 숨 쉬는 높이인 1.5m에 가까울수록 체감 농도를 잘 반영한다. 시 관계자는 "송파구와 성동구의 측정소가 녹지 공원에 있어 도심 미세 먼지 측정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많아 옮겼다"며 "기존 측정소 2곳은 연구용으로 계속 가동한다"고 했다. 송파·성동구의 실시간 미세 먼지 농도는 옮겨간 옥상에서 측정해 공개하고 있다.

서울 25개구의 미세 먼지 측정소 25곳 중 은평구(9.3m) 한 곳을 제외한 24곳이 10m 이상에 설치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올해 초만 해도 구로구(8.6m)·송파구·성동구 측정소 높이는 10m 미만이었으나 3곳 모두 최근 건물 옥상으로 옮겨 높이가 20m에 가까워졌다. 환경부는 '대기오염 측정망 설치 지침'에서 측정소를 높이 1.5~10m에 설치하라고 권고한다. 다만 주변에 고층 건물이 많아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 등 예외적인 경우에 높이 20m까지 허용한다. 시 관계자는 "측정소가 높은 곳에 설치된 것은 사실이나, 환경부의 지침을 어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측정소가 높은 곳에 들어선 것은 행정 편의를 앞세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측정소 설치·이전 후보지는 자치구와 시 산하 기관인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제안한다. 대부분 구(區) 관리 시설 옥상을 추천한다. 측정소 설치에 필요한 12㎡ 정도의 부지를 별도 예산 없이도 확보할 수 있고 관리도 쉽기 때문이다. 서울 측정소 중 절반이 넘는 14곳이 구청·주민센터 옥상에 있다. 지난해 환경부 검증 결과, 높이 2m 측정소에서 잰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이 20m에 가까운 측정소보다 최대 28% 더 높게 나왔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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