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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트럼프 2년’ 첫 시험대…美 중간선거, 어떻게 치러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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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첫 시험대’인 미 중간선거가 6일(현지 시각) 치러진다. 4년 임기의 미국 대통령 집권 2년 차에 실시되는 선거인 만큼, 현 행정부의 국정 운영 상황을 중간 평가하는 기회로 여겨진다.

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 운영의 방향을 결정할 분수령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 성공 가능성을 추정할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선거 판세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유권자 간 ‘친(親) 트럼프 대 반(反) 트럼프’의 뚜렷한 대립 구도를 보이고 있어 어느 때보다 치열한 투표 공방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① 누구를 뽑나

미국 대통령의 4년 임기 중간에 실시하는 중간선거는 11월 첫째 주 화요일에 치러진다. 미국에서 대통령의 임기는 4년, 하원의원은 2년, 상원의원은 6년이다. 주지사와 주의원은 대부분 4년 임기지만, 전국선거와 별도로 선거를 치르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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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사당. /조선DB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뽑는다. 현재 미 의회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 상원 의석수는 공화당 51석·민주당 49석으로, 공화당이 다소 우세하다. 하원 의석수도 공화당 235석, 민주당 193석, 공석 7석이다.

이번에 새로 뽑는 상원의원 35명 중 공화당은 9명, 민주당은 26명이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얻으려면 지금의 26석을 지키면서 2석을 추가 확보해 총 28석을 얻어야 한다. 하원의 경우 민주당은 지금보다 25석 이상을 얻으면 과반(218석)을 차지해 다수당이 될 수 있다.

② 투표 시간
투표는 미 동부 시각 기준으로 6일 오전 5시(한국 시각 6일 오후 7시) 동부 버몬트주를 시작으로 미 전역에서 실시된다.

투표 마감 시간은 각 주에 따라 다르다. 조지아, 인디애나, 켄터키,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버몬트, 버지니아는 미 동부 시각 기준으로 6일 오후 7시에 마감한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웨스트 버지니아는 오후 7시30분, 앨라배마, 코네티컷, 델라웨어, 플로리다, 일리노이, 메인,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미시시피, 미주리, 뉴저지, 오클라호마, 펜실바니아, 로드 아일랜드, 테네시는 오후 8시, 아칸소주는 8시 30분에 투표가 마감된다.

애리조나, 콜로라도, 캔자스, 루이지애나, 미시건, 미네소타, 네브라스카, 뉴멕시코, 뉴욕, 사우스다코타, 텍사스, 위스콘신, 와이오밍은 오후 9시, 아이오와, 몬태나, 네바다, 유타는 오후 10시에 마감된다. 캘리포니아, 하와이, 아이다호, 노스다코타, 오레곤, 워싱턴이 오후 11시, 7일 오전 1시 알래스카주를 끝으로 모든 투표가 마감된다.

선거 결과는 언제 나오나

각 지역 투표소가 마감된 직후 곧바로 개표 작업이 시작된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투표가 끝나고 2시간 이후쯤부터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먼저 투표를 마감한 주의 결과가 나오면서 한국 시각 기준으로 7일 오전 중 대략적인 투표 결과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주 투표가 마감된 후 미 동부 시각 기준으로 7일 오전 3시(한국 시각 7일 오후 5시)쯤 전체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각 주의 유권자 수와 사전 투표율 등의 차이에 따라 집계 시간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영국 가디언은 지적했다. 실제로 2014년 캘리포니아주는 하원의원 선거 이후 최종 결과 발표까지 2주가 걸렸다.

④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간선거란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인 공화당을 총력 지원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행정부의 2년 임기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엿보는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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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11월 4일 테네시주 채터누가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트럼프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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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것은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민심을 잃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5일 미 CNN은 이달 1~3일 미국인 151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지지도가 39%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0월 초 조사 결과(41%)보다 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의 1기 중간선거 직전 직무 지지율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민주당이 정치적 주도권을 잡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외교·경제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 러시아 스캔들 수사나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⑤ 핵심 쟁점

이번 선거는 ‘친 트럼프 대 반 트럼프’ 구도로 치러지고 있다. 어느 쪽이 더 결집하느냐가 선거의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민주당 인사를 겨냥한 폭발물 소포 배달 사건과 유대교 회당 총격 사건 등 증오 범죄가 이어지며 ‘트럼프 책임론’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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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4일 오전 미국 CNN 뉴욕지국에 배달된 폭발물이 든 우편물.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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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 CBS방송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미 하원 접전 지역구 66곳의 성인 64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유권자의 대립 구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를 반대하기 위해 투표할 것’이란 응답은 38%,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투표할 것’이란 응답은 34%로 팽팽한 양상을 보였다.

이번 선거의 또다른 주요 쟁점은 이민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4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 행렬 ‘캐러밴(caravan)’을 막기 위해 7000여 명의 군인을 멕시코 국경 지역에 배치했다.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의 망명신청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경 반이민 행정명령과 ‘출생시민권’을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이민과 국경 문제에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은 이 이슈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총기규제문제와 의료보험, 무역 전쟁 등이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꼽히고 있다.

⑥ 선거 결과 전망

유권자의 대립 구도가 선명한 가운데 투표 열기는 이미 달아올랐다. 미 CNN에 따르면, 5일 오전까지 최소 310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2014년 중간선거의 전체 사전투표자 수(2200만명)를 크게 넘어선 규모다. CBS 설문조사에서는 이번 선거가 ‘대통령 선거만큼 중요하다’는 응답자가 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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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3일 NBC방송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하원에서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되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1000명의 등록 유권자 중 50%가 민주당, 43%가 공화당을 각각 지지했다.

반면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지켜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가 치러지는 상원의 35개 선거구 중 공화당이 현역인 곳은 9곳으로, 이들 중 8곳에서만 승리해도 다수당을 유지할 수 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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