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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美 충격의 ‘폭발물 소포’… 중간선거 ‘뇌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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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트럼프 진영에 동시다발 배달 파장 / 언론은 배후·범행동기 두고 촉각 / 정치권 선거 파장 고려 사건 규탄 / “누구든 테러는 미국에 대한 공격” / 백악관·공화 “정치 폭력” 철저 조사 / 여권 “선거 역풍 불라” 위기감 팽배 / 클린턴 前국무 “분열의 시대 우려"

“민주당 인사들과 CNN을 겨냥한 파이프 폭탄으로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은 24일(현지시간) 반트럼프 진영의 유력 인사들과 언론을 겨냥한 동시다발적 ‘폭발물 소포’ 배달 사건을 전하며 이렇게 진단했다. 중간선거를 2주가량 남겨놓은 시점에 벌어진 이번 사건이 미칠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일보

CNN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 있는 CNN 뉴욕지국에 배달된 소포 속 폭발물의 모습.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이날까지 폭발물 배달의 타깃으로 확인된 대상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지난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민주당 내 ‘트럼프 저격수’로 꼽히는 흑인 여성 정치인인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캘리포니아) , 반트럼프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CNN방송, 민주당 주요 기부자인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 조지 소로스 등이다. FBI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앞으로 보내진 것으로 보이는 수상한 소포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으며, 뉴욕 경찰은 배우 로버트 드니로 앞으로 보내진 수상한 소포가 발견돼 수거했다고 밝혔다. 폭발물이 배달된 장소는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으로 미국 내 주요 도시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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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은 이번 사건의 범인과 배후가 누구인지,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은 중간선거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한목소리로 이번 사건을 규탄하고 나섰다. 폭발물 표적이 민주당 쪽에 집중된 탓에 앞으로 수사가 진행될수록 공화당에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공화당 등 여권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 폭력’으로 규정하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다짐한 배경이다. 미온적으로 대응할 경우 중간선거를 앞두고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행사에서 “우리는 이 비겁한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 어떤 종류의 정치적인 폭력 행위나 위협도 미국 내에서 발붙일 곳이 없다는, 매우 분명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며 사건 수사에 온 힘을 쏟고 있으며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인사들도 발 빠르게 이번 사태를 ‘테러’로 규정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켄터키)는 “오늘의 (외국 세력이 아닌 국내 세력에 의한) ‘국내 테러리즘’ 기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도 “민주당원이든 공화당원이든 무소속이든 누가 됐든 미국민에 대한 공격은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번 사건을 저지른 테러리스트는 우리가 비록 정치적 갈등을 겪더라도 우리 가운데 누구 하나를 죽인다면 우리 모두의 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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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경찰청 폭탄제거반 대원들이 24일(현지시간) 의심스러운 소포가 발견된 CNN방송 뉴욕지국이 있는 맨해튼 타임워너센터 밖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뉴욕=로이터EPA연합뉴스


폭발물 배달 타깃이 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날 플로리다주의 한 모금 행사에서 “참으로 우려가 되는 시절이다. 그렇지 않으냐”고 반문한 뒤 “깊은 분열의 시대이다. 미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된다. 우리는 이 나라를 통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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