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힐 "트럼프가 美 대북정책에 혼선 야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 중인 제19회 세계지식포럼 둘째 날인 11일 `북한을 바라보는 미국의 속내` 세션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제이슨 밀러 전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대변인. [김재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19회 세계지식포럼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인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정책에 혼선을 초래했다고 입을 모았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앙 차관보는 11일 '새로운 세계를 향한 로드맵-북한을 바라보는 미국의 속내' 세션에서 "트럼프 정부의 북한 정책에 대해 F학점을 주고 싶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를 공부하지 않고 북한 비핵화 문제가 단순히 미국과 북한의 문제만이 아님에도 이를 간과하고 있다. 어쩌면 남한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인사다.

제이슨 밀러 전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전문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다"며 "트럼프 시각에서 보면 지난해 전 세계가 전쟁의 위험에 빠졌고 자신만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힐 전 차관보는 "치료하지 못하는 암이 존재한다고 의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며 "암만큼 북핵 문제가 어렵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트럼프의 대북 정책에 대한 접근 방법이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는 데에도 의견이 모아졌다.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는 "다른 것은 엉망이지만 트럼프의 대북 정책은 B학점 이상, 노력을 감안하면 A학점을 줄 수 있다"며 "기존 미국 대통령들과 전혀 다른 대통령을 뒀다는 것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커밍스 교수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신선한 시각은 대북 정책에서 정치·경제적 문제를 연계해 해결하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며 "중국이나 베트남 사례에서 보듯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얼마든지 경제적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라면 절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실제 6자회담 과정에서도 친서를 보내는 것을 반대했다"고 소개했다. 밀러 전 대변인도 "워싱턴에서 실질적인 효과가 있냐며 당장의 성과를 원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적어도 트럼프는 북한에 공짜로 준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북한의 비핵화 속도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컸다. 커밍스 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로 봤을 때 경제 제재는 큰 효과가 없고 수십 년 동안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식의 접근법으로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힐 전 차관보는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핵이 있는 북한의 미래가 어둡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사이버 공격이나 군사 공급망에 방해를 일으킬 수 있는 공격적인 것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은 앤서니 킴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이 사회를 맡았다.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