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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비용 10억불, 워우! 사드 갖고오라고 지시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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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드워드 책 내용' 인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배치된 주한 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미국으로 옮기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9일(현지 시각) 밝혔다.

북핵 방어용 무기 체계인 사드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온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를 한국에서 빼내려 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구체적 시점을 밝히지 않은 채 "군 장성들과 회의에서 내가 '우리가 한국을 보호하는데 사드 비용은 얼마이고 누가 내느냐'고 물었다.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미국이 낸다'고 하더라"며 "나는 '워우!'라고 소리를 질렀다. '무슨 소리냐. 우리나라로 (사드를) 돌려 놓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우리가 엄청나게 부자인 나라(한국)를 보호하기 위해 10억달러가 드는 시스템을 배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들은 돈을 내지 않는다"며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부자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나도 삼성과 LG 텔레비전을 많이 주문한다"고도 했다.

이날 트럼프의 사드 재배치 발언은 최근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인 밥 우드워드가 신간 '공포:백악관의 트럼프'에서 기술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공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초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 사드 비용 문제를 논의하다 "때려 치워라. (사드를) 빼서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배치하라"고 했다.

당시 맥매스터는 "한국이 99년간 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미국은 설치·운용 비용만 내는 것"이라고 했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사드는) 한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며 트럼프를 설득한 것으로 나와 있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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