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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팍팍한 살림' 탓에 보험해약 늘고 보험계약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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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유토이미지


경기 불황의 그림자가 보험업계에도 드리우고 있다. 팍팍한 살림 탓에 보험 중도해약이 늘고 신규 보험계약은 줄고 있다. 보험사의 하반기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종신보험, 연금보험 등 장기간 납입해야 하는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지하거나 비교적 대출이 쉬운 보험약관대출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지속되는 고용쇼크와 경기불황으로 가계경제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17년 7월~2018년 6월) 생명보험사 25곳의 퇴직보험, 퇴직연금, 단체보험을 제외한 모든 생명보험상품의 해약 건수는 391만6853건으로, 전년(2016년 7월~2017년 6월)보다 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보사 15곳의 장기보험상품 해약 건수는 402만9737건으로 전년 대비 8.2% 늘었다.

보험 해약이 증가하면서 해약 환급금 규모도 늘었다. 생보사의 보험 해약환급금은 최근 1년 동안 24조63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8%나 증가했다. 손보사의 보험 해약환급금도 15조785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7% 늘었다.

보험약관대출은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보험사 약관대출 규모는 총 6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6조원) 대비 4조8000억원(8.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새 1조2000억원 증가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의 해약환급금 범위(50~95%) 내에서 대출해 주는 계약으로, 신용등급이 낮거나 빚이 있어도 간편한 심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불황형 대출'이라고 불린다. 당장 필요한 자금을 까다로운 은행보다 보험사를 통해 융통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신규 보험계약은 줄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생보사들의 초회보험료는 5조2692억원이었다. 2년 새 36.5%나 줄어 들었다. 가입 후 처음 내는 보험료를 뜻하는 초회보험료가 줄어 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경제생활에 여유가 있어야 보험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보통이다. 생활이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의미다.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의 신계약 초회보험료를 보면 생명보험 보험료는 2조6767억원, 손해보험 보험료는 73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6.9%, 15.6% 줄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은 내년 생명보험 보험료가 올해보다 3.8% 감소하고, 손해보험 보험료는 2.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보험료가 올해에 비해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생명보험료 감소세는 2017년부터 지속하고 있고, 손해보험 보험료는 증가하지만 증가세가 계속 둔화하고 있다"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비과세 혜택 축소로 저축성 보험이 감소하고 가계부채 증가에 따라 해약이 늘면서 보험료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희주 기자 hj89@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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