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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독거노인들, 추석 연휴도 쓸쓸히 '나홀로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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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송편 등 위문품 받지만 공휴일엔 지원 없어

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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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민족이 대이동하는 추석이지만 매해 같은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다. 가족과 친지 없이 혼자 집에서 명절을 나는 독거노인들이다.

독거노인들의 추석은 3일이 빠르다. 각 구청이나 동사무소, 노인복지관에서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추석을 챙기기는 하지만 공휴일인 추석 연휴 기간에는 당직자 외에 근무자가 없어 미리 물품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북구와 종로구, 도봉구 등에서는 독거노인들에게 송편·즉석밥·쌀 등 추석 지원물품을 21일까지 모두 지급했다고 밝혔다.

강북구 관계자는 "은행이나 기업에서 들어온 위문품도 늦어도 22일까지는 모두 지원을 완료한다"며 "연휴 기간 동안에는 근무자가 없어 홀몸어르신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전국의 독거노인(65세 이상) 인구는 150만에 달한다.

추석 지원물품은 받았지만, 명절이면 혼자 사는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은 배가 된다. 평소 홀몸어르신들을 살뜰히 살피는 독거노인생활관리사들이 연휴 동안 자리를 비우는 것도 큰 허전함이다.

추석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사는 이모(83) 할머니는 "명절 밑이면 고향들 간다고 동네가 싹 비어버려서 더 쓸쓸하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평소에는 심심하면 나가서 동네를 한바퀴 돌고 오는데 지금은 다들 내려가서 아는 얼굴도 없다"며 "추석에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동대문구에 사는 전모(80) 할머니는 5년 전까지 반찬가게를 하다가 장사를 접고 혼자 살고 있다. 두 딸 중 큰딸은 결혼 후 미국으로 건너갔고, 작은딸은 시집에서 차례 준비에 한창이다.

가게를 할 때는 몸이 고단해도 외로운 줄 몰랐지만, 장사를 접고 남편도 병으로 세상을 뜨자 적적함은 병이 됐다. 전 할머니는 가벼운 우울증을 앓았고 "명절 때면 더 가족 생각이 난다"고 했다. 추석 당일에는 집 근처 재래시장에서 시간을 보낼 작정이다.

전 할머니는 "평소에도 사람이 궁금할 때는 시장에 나가보곤 한다"면서 "장사하는 사람들과 얘기를 하거나 장 보러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다 보면 혼자 있을 때처럼 이런저런 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다"며 엷게 웃었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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