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규제 ‘풍선효과’...소득 대비 부채 증가 속도 빨라
빠르게 늘고 있는 부채 대비 소득의 증가속도는 더디다. 취약차주 중심으로 채무상환의 어려움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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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0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상황(2018년 9월)’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의 대출규모는 590조7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41조5000억원 늘었다.
작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것과 달리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2017년 14.4%에서 올해 2분기 15.6%로 확대됐다.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도 2014년 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억5000만원으로 증가했다.
금융권별로 2분기 말 현재 은행의 전체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407조7000억원(69%)이다. 비은행은 183조원(31%)으로 2016년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자영업자 대출은 전년동기대비 9.7%, 올해 2분기에는 12.9% 늘었다. 이 기간 동안 비은행은 각각 26.6%, 22.2% 확대됐다. 비은행 업권별로는 상호금융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비은행자영업자 대출에서 차지하는 점유 비중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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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 대출비중을 보면 부동산업(임대업 포함 40.9%), 도소매업(13.2%), 음식숙박업(8.8%), 제조업(7.9%) 순이다. 특히 부동산업 대출은 2014년 이후 연평균 18.3% 늘어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이유로는 부동산임대업이 꼽힌다. 상대적 수익률이 높아 투자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세제 혜택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이 증가한 탓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사업자대출 수요가 증가한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베이비 붐 세대 은퇴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자영업자 창업 증가도 지목된다. 2014~2017년 업종별 자영업자 창업률과 대출증가율을 보면 창업률이 높은 업종일수록 대출 증가율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대출 증감을 신규 차주와 기존 차주의 대출 증액으로 나눠보면 2015년 이후 신규 차주의 기여도가 확대됐다.
차주별 자영업자 대출 분포를 보면 소득ㆍ신용 측면에서 상위계층의 점유 비중이 높다.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 전체 대출 중 고소득(상위 30%)ㆍ고신용(1~3등급) 차주는 각각 75.1%, 72.8%를 차지했다. 가계대출의 고소득(64.1%)ㆍ고신용(69.7%) 차주 비중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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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국내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상반기 기준 0.29%다. 일반 가계대출(0.25%)을 소폭 상회했으나 중소법인대출 연체율(0.64%) 대비로는 낮다.
자영업자의 자산과 소득 대비 부채 규모는 확대되는 추세다. 2017년 자영업자의 총부채/총자산 비율은 27%, 금융부채/금융자산 비율은 110%다. 2013년 이후 두 비율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규모(LTI)도 점차 높아져 2017년에는 189%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이 338%로 앞도적이다. 도소매, 음식ㆍ숙박 등 여타 업종도 2017년 들어 상승했다.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규모(DSR)도 2013년 이후 지속 상승해 2017년 42%에 이른다. 또 고금리 가계대출을 보유한 자영업 차주의 대출 규모(2014년말 12조원→2018년 2분기 21조3000억원)와 비중(3.8%→4.3%)이 확대되는 등 부채구조 측면 취약성도 증대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레버리지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라며 “향후 대내외 충격 발생 시 과다채무 보유자, 음식숙박ㆍ부동산업 등의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상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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