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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빈부격차 10년만에 최고…'소득주도성장' 정반대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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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위 월 132만원 벌 때 5분위 913만원 벌어

세계일보

올해 2분기 동안 저소득층 가구는 더 가난해졌고, 고소득층 가구는 돈을 더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구 소득은 1년 전보다 7.6% 감소했지만, 소득 최상위 20%(5분위) 가구 소득은 10.3% 증가했다. 소득분배지수는 최악을 기록했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 등을 통해 저소득층 소득을 늘려 소비를 확대하고, 내수 활성화를 기반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던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결과가 저소득층 가구 소득 급격한 감소라는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소득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1분위 가구 월평균 소득(2인 이상 가구)은 132만49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지난 1분기 1분위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하면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치의 감소폭을 기록한 데 이어 또다시 소득이 급감했다.

1분위 가구의 취업자 수가 지난해 2분기 0.83명에서 지난 2분기 0.68명으로 18%나 감소한 것이 소득감소에 직격탄이 됐다.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5.9% 감소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근로소득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했지만 지난 1분기 13.3% 크게 감소한 이후 2분기에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사업 소득도 지난 1분기 26% 감소에 이어 2분기에도 21%나 감소했다. 사업소득은 지난 3분기 1.6% 상승을 끝으로 지난해 4분기 3.9% 감소로 전환한 이후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일보

세계일보 자료사진


차상위 계층에 해당하는 소득 하위 20∼40%(2분위) 가구의 2분기 월평균 소득 역시 1년 전보다 2.1% 줄어든 280만200원에 그쳤다.

반면 소득 최상위 20%(5분위) 소득은 1년 전보다 10.3% 증가한 913만4900원으로 집계됐다. 통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소득 상위 20∼40%(4분위) 가구 소득도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크게 줄고 고소득층 소득은 크게 늘면서 2분기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23으로 크게 치솟았다. 2분기 기준으로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5.2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소득 최상위 20%인 5분위의 평균소득을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양극화가 가장 커진 셈이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충격으로 인한 저소득층 소득 감소가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7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5000명에 머무는 현실을 볼 때 하반기에는 저소득층의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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