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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흰 우유 대신할 식물성 단백질 음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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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저출산 여파로 흰 우유 소비량 지속 감소

‘웰빙 열풍’ 식물성 음료로 소비자 눈 돌려

중국에선 전체 음료 20% 가까이 차지

국내서도 음료 기업들 앞다투어 진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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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정미순(45)씨는 올해 초부터 마트에서 장을 볼 때 1.8ℓ 대용량의 흰 우유를 사지 않는다. 큰딸이 중학교에 입학한 뒤로 우유를 잘 안 마시기 때문이다. 대신 정씨가 사는 것은 일명 테트라팩으로 불리는 종이 밀봉 팩에 든 아몬드 우유다. “딸이 살찐다며 우유 대신 아몬드 우유를 먹는다고 해 아침대용으로 한 팩씩 챙겨주고 있다. 유통기한도 6개월로 길어 보관도 편하다”고 그는 말했다.

정씨 집만의 풍경은 아니다. 최근 저출산과 다이어트 열풍으로 흰 우유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음료 기업들이 아몬드·호두·잣·코코넛 등을 사용한 식물성 단백질 음료로 눈을 돌리고 있다. 흰 우유 소비량 감소를 만회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속내가 깔려 있다.

19일 낙농진흥회에 자료에 따르면, 한 사람당 흰 우유 소비량은 2000년 30.8㎏에 달했으나 2016년에는 27㎏까지 줄었다. 자연스럽게 시장도 줄어들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통계를 보면, 우유 시장은 2014년 1조8690억원, 2015년 1조8392억원, 2016년 1조8390억원으로 3년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엔 1조7천억원대로 내려갔다는 것이 유제품 업계 쪽 얘기다. 한 유제품 업체 관계자는 “흰 우유의 경우, 학교 급식 등 아이들의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저출산 여파로 시장이 계속해서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유를 대체할 식물성 단백질 음료 시장은 쑥쑥 크고 있다. 지난 6월 네덜란드의 식음료 전문 시장조사기관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는 올해 세계 식물성 단백질 음료 시장 규모를 163억 달러(18조3000억원)로 전망했다. 이는 2010년 74억 달러(8조30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진 규모이다.

중국도 식물성 단백질 음료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분석에 따르면, 2007년 169억 위안(2조7700억원)이었던 중국의 식물성 단백질 음료 시장은 2016년 1217억 위안(19조9300억원)으로 7.2배나 뛰었다. 같은 기간 식물성단백질 음료시장 점유율도 9.9%에서 18.7%로 두배 가까이 커졌다. 주요 소비자는 청년층 이상의 성인이다. 전체 식물성 단백질 음료 소비의 57%가 이들 연령대에서 이뤄지고 있다. 코트라는 “중국의 두 자녀 정책 및 도시화에 따라 매해 20% 안팎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매일유업이 ‘아몬드 브리즈’라는 아몬드 음료를 출시한 뒤, 기업들이 앞다투어 식물성 단백질 음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우유나 두유를 생산하던 곳이 아닌 일반 음료 업체들도 뛰어드는 모양새다. 최근에도 코카콜라가 ‘아데스’라는 아몬드 음료 브랜드를 내놓았다.

맛에 익숙하지 않았던 소비자들도 점점 지갑을 열고 있다. 최근 연세우유의 주력 상품은 잣·호두·아몬드 등이 첨가된 두유인데, 이들 제품이 홈쇼핑 판매 5개월 만에 1천만 팩 넘게 팔렸다.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은 ‘리얼 코코넛’이란 코코넛 음료를 출시 한해 만에 500만 개 넘게 팔았다.

연세우유 관계자는 “식품 구매 때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당분간 식물성 단백질 음료 소비 트렌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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