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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KDI “20년간 제조업 신생기업 급감… 미래 경제성장 위험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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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조업 신생기업의 성장동력 역할 감소와 시사점’ 보고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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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신생기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생산성 성장률이 떨어진 것을 우리나라 제조업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개발연구원(KDI) 포커스 제92호 ’제조업 신생기업의 성장동력 역할 감소와 시사점’을 보면, 우리나라 제조업에서 창업한 지 5년 이하인 신생기업의 비중이 지난 20년간 계속 하락했다. 종사자 수 10명 이상 사업체 가운데 신생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51%에 이르렀지만, 2014년 28%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에 신생기업의 종사자 수도 전체의 28%에서 18%로, 부가가치도 18%에서 10%로 각각 감소했다. 보고서를 쓴 김민호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제조업에서 사업체를 설립하고 성장시키기 어려운 환경이 됐음을 의미한다”며 “사업체의 평균 업력도 높아져 제조업 고령화 현상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신생기업이 감소한 것은 전체 제조업 생산성을 둔화하고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신생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광업·제조업 조사(1999~2013년)’를 활용해 분석해보면, 제조업의 고용과 생산에서 신생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평균 20%, 12%로 크지 않다. 하지만 매년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의 44%와 생산액 증가의 27%를 신생기업이 만들어냈다. 또 부가가치 비중(1995~2013년)으로는 신생기업이 연평균 13%만을 차지하지만, 해당 기간 제조업 총생산성 성장률 5.7% 중 약 절반인 2.8%의 기여도를 보였다. 신생기업이 고용과 생산뿐 아니라 생산성의 성장에도 실질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러한 ‘신생기업 효과’가 하락하는 추세다. 제조업 총생산성 성장률의 기여도가 초기 10년간(1995~2004년)은 3.2%, 후기 10년간(2004~2013년)은 2.4%였는데, 최근 3년간(2010~2013년) 1.5%로 크게 감소했다. 경제성장의 동력으로서 신생기업의 역할이 축소된 셈이다. 더불어 제조업 생산성 증가율도 같은 기간에 6.9%에서 4.5%로 하락하더니, 최근 3년은 3.2%로 쪼그라들었다. 김 연구위원은 “신생기업의 진입이 줄어들어 역동성이 저하되기도 했지만 시장에 진입한 신생기업의 성장이 정체되는 문제도 크다”며 “미래의 경제성장 동력 감소와도 이어질 수 있어 생산성 성장을 통한 경제성장에 위험신호가 켜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신생기업의 진입과 성장을 지원하는 정부의 창업지원정책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정부가 기업을 직접 선별·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는 데 역할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둘째, 혁신기업 선정 기준도 정부 인증에서 민간의 참여와 책임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를 보면 2016년 기준으로 벤처기업의 93%가 정부기관이 선발한 기술평가 보증·대출 기업이며, 73%가 고도성장기, 성숙기에 해당했다. 셋째,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가 엄밀하고 객관적으로 사업의 성과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그래야 지원 결과에 대한 보상과 책임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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