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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리선권 “공개 토론하자”…조명균 “제가 수줍음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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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3일 판문점 통일각서 남북고위급회담 열려

북 수석대표, 지난 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공개 회담’ 제안

남 수석대표 “툭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려면…” 완곡히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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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회담을) 골뱅이 갑 속에 들어가서 하는 것처럼 하지말고 공개해서 투명하게 합시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전체회의 머리발언에서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회담을 진행하자고 제안하며 이렇게 말했다. 리 위원장은 “(남쪽이) 기자들을 철수시키자는데…(중략) 언론이라는 게 여론을 조성하는 근본 바탕이고 그들이 어떻게 선도하느냐에 따라 여론 방향이 달라지면서 좋은 것이 나쁜 것으로 와전될 수 있고, 선의적인 게 악의적으로 매도될 수 있는 아주 그런 중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언론이) 다 보는 데서 우리가 일문일답, 견해 토론을 하면 기자들이 듣고서 잘못된 추정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이날 ‘공개 회담’을 제안하며 남북 사이 이뤄지는 대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 왜곡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남측 언론에 대해 생각하는 게, 고의적으로 그러기야 하겠나, 회담 실황을 모르니까 추측한 게 이렇게 잘못되지 않았는가, 이렇게 혼자 생각해봤다”며 “회담 문화를 바꿀 때가 됐다. 골뱅이 갑 속에 들어가서 하는 것처럼 제한되게 하지말고 공개되게 투명되게 사실이 보다 공정하게 알려질 수 있게 회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지난 고위급회담(1월9일, 6월1일)에서도 회담 상황을 언론에 실시간으로 공개하자고 먼저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회담 파트너인 조 장관은 이런 제안을 완곡히 거절했고 ‘공개 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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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 장관은 “기본적으로 리 단장의 (문제) 제기 취지에 이의가 없다”면서도 “아무래도 저희가 서로 간에 툭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면 고려할 부분이 있고, 무엇보다 제가 수줍음이 많아서 기자들, 카메라가 지켜보는 앞에서 말 주변이 리 단장님보다 많이 못한다. 기본적인 발언을 하고 필요하다면 기자들이 중간에 들어와서 직접 (취재)할 수 있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며 다시 한 번 리 위원장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리 위원장은 “시대, 민족을 선도하자면 당국자들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며 “태도가 달라지면 하는 일도 달라진다. 과거와 같이 하자면 저로서는 좀 그렇다. 성격과 말 주변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우리 민족에게 호상 견해를 충분히, 또 정확히 전달하는가 하는 중대사라 생각한다”고 했다. 좋은 합의를 이끌내고도 이행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남북이 합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자는 취지가 담긴 제안으로 읽힌다.

리 위원장은 “내적인 문제(문맥상 ‘공개하지 못할 문제’)를 논의할 건 없다”며 공개된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들을 오늘 우리가 얘기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꼭 다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회담을) 하자”며 “그러면 오보가 나올 수 없다. 편파보도가 있을 수 없다. 북남회담서 좋은 문제가 논의되고 발전적 견지에서 문제들이 협의되는데 이상하게도 글들이 나가는 게 있다. 이걸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판문점/공동취재단,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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