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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르포]중국 변경 지역도 시진핑식 현대경제체제 구축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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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관춘 유치 통한 혁신동력 확보, 1⋅2⋅3차산업 융합 통한 탈빈곤, 일대일로 접점 개방 확대

중국 서남부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는 31개 성⋅시 가운데 면적은 9위지만 지난해 경제규모는 17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5위인 낙후 지역이다. 올해로 자치구 설립 60주년을 맞이한 광시는 △혁신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탈빈곤을 내세운 농촌진흥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개방확대 △생태문명 건설 등을 키워드로 경제 체질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9차 당대회에서 현대강국 건설을 내세우며 내건 현대경제체제의 핵심요소들이다.

지난달 마지막 주 찾은 광시 자치구의 성도(省都)인 난닝(南寧). 유럽풍 건물이 즐비한 조용한 캠퍼스 분위기의 단지가 있다. 2016년 6월 개소하면서 중앙정부로부터 2번째 창업 혁신 시범기지로 선정된 난닝-중관춘(中關村 혁신시범기기지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4월 난닝-중관춘 과기원이 문을 열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 베이징의 중관춘이 톈진빈하이(天津滨海)신구, 허베이 슝안(雄安)신구에 이어 3번째로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 혁신기지를 세운 곳이다.

조선비즈

중국 난닝에는 베이징의 실리콘밸리 중관춘이 텐진빈하이신구 슝안신구에 이어 3번째로 세운 혁신기지가 있다. /난닝시 제공



싱이보(邢義波) 난닝시 과학기술국 성과관리 및 국제협력과장은 “지난해 광시 전체적으로는 중관춘 기업이 76개가 새로 투자를 해 867개로 늘었다”며 “지금까지 모두 94억위안이 투자됐다”고 소개했다. 먼저 발전한 동부 지역의 전통산업을 낙후 서부 지역에 이전하는 종전의 지역균형 발전에 머물지 않고 혁신동력을 점선면식으로 확산하는 것도 낙후지역 육성책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난닝-중관춘 혁신시범기지 전시관에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소개한 치산커지 관계자가 카메라가 설계도면이 그려진 종이를 비치자 입체 건물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졌다. 이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시공관리 등에 이미 쓰이고 있다며 난닝시 민족박물관에도 5월에 VR기술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난닝 지하철 1,2호선의 개찰구에 도입한 미푸의 모바일 결제시스템도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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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바이서시는 망고 재배로 탈빈곤 성과를 내고있다. /바이서=오광진 특파원



광시는 농산품 생산의 우위를 탈빈곤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바이서(百色)시의 망고는 송 원나라 때 조정에 진상된 공물로 광시는 윈난(雲南) 하이난(海南)과 함께 중국 3대 망고 산지로 꼽힌다. 국유기업인 헝마오(恒茂)그룹은 지방정부와 협력해 바이서 톈양(田陽)현 13만㎢에 망고 재배로 탈빈곤사업을 진행중이다. 2016년 5월 시작한 이 사업은 총 25억위안 규모로 지금까지 3.6억 위안이 투자돼 30만그루가 자랐다.

헝마오그룹 관계자는 “빈곤층이 망고재배 기술을 익히고, 정부가 이자를 보조하는 대출을 3~5만 위안 받아 이를 프로젝트에 투자해 주주가 되고, 소작농 형식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탈빈곤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4437개 빈곤층 가구가 주주가 됐다.

중국 전역에 공급할 농산물 도매시장을 둔 바이서는 이 탈빈곤 망고재배지를 유명 장수마을인 바마(巴馬)국제관광지 등과 연계하고 인근에 농산품 가공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향촌 진흥전략으로 내세운 농촌의 1,2,3차 산업 융합에 나서는 또 하나의 사례인 셈이다. 광시 전체적으로 지난해 망고 생산량은 68.41만t으로 전년 대비 17.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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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시좡족자치구는 곳곳에서 일대일로를 내세운 인프라 공사가 한창이다. 2004년부터는 매년 난닝에서 중국 아세안박람회를 열고 있다. /바이서⋅난닝=오광진 특파원



533km에 걸쳐 베트남과 접경하고 있는 광시에서는 일대일로를 타고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하는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변경지역 육성차원에서 개혁개방 정책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2011년 6월 문을 연 핑상종합보세구는 중국에서 육로 변경선과 민족자치구에 각각 처음 설립된 종합보세구이자 초국경 협력 배경을 가진 첫번째 종합보세구다.

이 보세구에 입주한 화타이(華泰)국제의 차오광화(曺光華) 부총경리(부사장)는 “보세구 수출입액이 2012년 30.73억달러에서 지난해 214.97억달러로 급증했다”며 “삼성 휴대폰 공장 등 베트남으로의 제조업 기지 이전이 많아지면서 중국산 부품 조달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중국의 고급 농산물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말했다.

차오 부총경리는 미중 무역전쟁 영향을 묻자 “서로의 수요가 강해 교역이 늘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광시 대표 세관인 요우이(友誼)세관을 통한 수출상품 가운데 휴대폰 부품이 지난해 15.99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베트남의 낮은 인건비를 이용하고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을 피하기 위해 베트남과의 초국경협력지구에 투자하려는 중국기업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바이서시와 베트남 까오방성간 초국경 경제협력구 개발을 진행중인 중국 완성룽(万生隆)투자의 슝훙밍(熊紅明) 부총재는 베트남쪽 지역 투자에 관심있는 중국기업들을 이끌고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대(육상 실크로드)와 일로(해상 실크로드)가 접점하는 지리상의 잇점도 살리고 있다. 중⋅유럽 화물열차를 2011년 중국에서 처음 개통한 충칭(重慶)에서 광시 베이부완(北部灣) 친저우(钦州)항을 잇는 화물열차 노선이 작년 5월 개통됐다. 화물열차에 실어내린 상품은 싱가포로 가는 선박에 실린다.

2004년부터 매년 중국-아세안 박람회를 난닝에서 여는 광시는 2010년 중국과 아세안 자유무역협정이 전면 시행되면서 개방에 탄력을 받았다. 아세안 국가중 베트남 등 6개국의 총영사관이 몰려있는 아세안 상무구는 난닝의 최대 번화가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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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난닝 용장에 수리공사와 강변 조경 공사가 한창이다. /난닝시 제공, 난닝=오광진 특파원



생태문명 건설도 광시 개발의 특징이다. 난닝을 가로지르는 융장(邕江,옹강)양변에는 산책로 등의 공사가 한창이다. 천원성(陳文勝) 난닝시 도농건설위원회 부주임은 74km에 걸쳐 올해 11월 완공목표로 진행하는 융장 종합관리프로젝트에 220억위안을 투입했다며 주민과 관광객이 강 변을 걷고 수영과 낚시를 즐길 수 있게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지난해 19대에서 신 모순으로 내건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수요와 불균형적이고 불충분한 발전사이의 모순을 해결하는 현장이다. 50년 빈도의 홍수 방지 능력이 200년 빈도로 높아지고, 운송능력이 300t에서 1000t으로 상승하는 경제효과도 기대된다.

난닝 나카오허(那考河) 습지공원은 오염천을 생태 공원으로 바꿔 도심의 물난리를 막고 환경보호를 이뤄낸 사례다. 난닝시 환경보호국 정밍(曾鳴) 부서기는
“2015년 4월 중국의 첫 번째 스펀지 시범도시중 하나로 지정돼 베이징도시배수그룹이 민관합작인 PPP 형식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소개했다.

비만 오면 물난리가 나는 도심의 배수시설과 오염처리시설을 연계했다. 작년 4월 시찰한 시 주석으로부터 “광시의 생태 우위는 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PPP방식으로 환경질량 감측 프로젝트에 들어간 광시는 지난해 대기질량이 우수한 날의 비율이 88.5%로 전국 평균보다 10.5%포인트 높았다. PM 2.5 농도는 38 ㎍/㎥로 전국 평균보다 11.6%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난닝=오광진 특파원(xiexi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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