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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美민주당서 ‘바이든 사퇴’ 첫 공개 촉구…바이든 캠프 “언론 보도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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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맨친 상원의원도 ‘사퇴 촉구’하려다 만류로 중단

바이든 측 “여론조사 그대로…바이든 그대로 간다”

미국 민주당에서 자당(自黨) 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처음으로 나왔다. 지난달 27일 11월 미 대선 첫 후보 TV토론에서 인지력 저하 및 고령 논란을 증폭 시킨 바이든이 스스로 물러나 다른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출마 강행’을 결정한 바이든 재선 캠프는 최근의 우려가 ‘과잉 언론 보도’ 탓이라며 사퇴론을 일축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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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면책특권 결정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바이든은 지난달 27일 첫 미 대선 TV토론 참패 이후 이날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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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선(選)의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은 2일 발표한 성명에서 “(바이든은 토론에서) 대통령은 유권자들을 안심시키지 못했고, 그의 많은 업적을 효과적으로 변호하고 트럼프의 많은 거짓말을 들춰내는데 실패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는 과거 린든 존슨(제36대 미 대통령)이 (의원 당시) 대표했던 선거구 주민들의 마음을 대표한다”며 “매우 다른 환경 하에서 존슨은 재선 도전 포기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다. 바이든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존슨 대통령은 공화당 성향이 강한 텍사스 출신의 대표적 ‘민주당 정치인’이다. 존슨은 1964년 대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1968년 재선 도전에 나섰지만 베트남전 반전 여론과 경제난 등에 따른 민심 악화로 중도 사퇴했다.

도겟 의원이 존슨 전 대통령을 언급한 건, 최근 쏟아지는 사퇴론 속에서도 바이든의 주요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 바이든 여사 등이 출마 강행을 권유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존슨은 재임 기간 부인 클라우디아 여사의 조언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존슨이 재선을 포기한 것도 심장이 좋지 않은 그의 건강을 우려한 클라우디아가 강력히 만류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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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맨친 상원의원.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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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거물급 정치인으로 ‘여당 내 야당’이라고 불리웠던 조 맨친 상원의원도 최근 바이든의 사퇴를 촉구하려다 바이든 참모들의 만류로 접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WP는 “당초 맨친은 주말간 방송 인터뷰에서 나와 바이든의 사퇴를 주장할 예정이었다”며 “이를 감지한 바이든 캠프는 맨친이 인터뷰에 등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팀을 짜서 노력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맨친에게 전화를 걸어 만류했다고 했다. 맨친은 작년 민주당을 탈당해 현재 무소속 출신이지만 그의 ‘바이든 사퇴’ 목소리는 민주당 내에 적지 않은 충격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특히 맨친 의원 외에도 많은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이 바이든의 건강 상태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런 문제에도 선거 운동을 그대로 강행하고 있는 캠프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의원들과 주요 기부자들은 캠프 보좌관들이 바이든의 고령 논란 등에 대한 우려가 정당함에도 이를 일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토론 참패를 ‘일시적인 이벤트’ 쯤으로 치부하려는 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일부 민주당 최고위층에서도 바이든의 사퇴를 원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 하원 민주당 의원은 익명을 조건으로 바이든에 대해 우려하는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가 (물러나기로])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의 우려에 대해 점점 더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바이든의 고령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바이든 캠프는 이 같은 여론이 ‘과잉 우려’라고 치부하고 있다고 CNN등은 이날 보도했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전날 정치자금 고액 후원자 약 500명을 대상으로 화상 회의를 개최했는데, 젠 오말리 딜런 대선캠프 의장은 이 자리에서 “토론이 바이든 대통령이나 우리가 원했던 그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보다 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9월로 예정된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더 잘 준비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화상회의 참석자들이 CNN에 전했다. 대선캠프 여론조사 담당인 몰리 머피는 이 자리에서 “유권자들은 토론을 보고 이를 받아들였으나 마음을 바꾸지는 않았다”면서 여론 조사상 유권자 이탈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대선캠프 부매니저 쿠엔틴 포크스는 “언론이 (바이든 고령 문제를) 지나치게 문제를 부풀리고 있다”며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이는 토론 자체보다는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가 원인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3일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온·오프라인 회의를 갖고 상황 반전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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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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