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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드루킹 특검 수사 착수… 공안통·포렌식 전문가 전진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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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최장 90일간 진행, 김경수·송인배 개입 조사해야 수사관 인선은 아직 못마쳐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7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 허 특검은 지난 7일 임명된 뒤 20일간 준비 기간을 거쳤다. 그동안 3명의 특검보가 선임됐고, 법무부로부터 13명의 검사를 파견받았다. 특검팀은 앞으로 최장 90일 동안 댓글 조작 사건 실체를 파헤치게 된다.

드루킹 김동원씨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조직적 댓글 작업을 벌였다는 사실은 경찰 수사에서 이미 드러났다. 관건은 드루킹 주장대로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이 댓글 조작을 승인했고, 일일 보고까지 받았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실제 수사를 맡을 검사들은 포렌식(디지털 증거수집·분석) 전문가와 공안 검사들이 주축이 된다. 검사 시절 포렌식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은 최득신 특검보가 수사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파견 검사인 장성훈 창원지검 통영지청 부장검사도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 검사로 일하면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정우준 인천지검 검사도 2015년 2월부터 3년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에서 근무했다. 그는 검사 출신인 정홍원 전 국무총리 아들이다.

공안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2명도 포함됐다. 이정배 춘천지검 검사, 윤원일 서울북부지검 검사다. 이들은 드루킹 측이 지난해 5월 대선 전후 댓글 조작을 통해 선거에 관여했는지, 여기에 김 당선인이 개입했는지를 집중 수사할 전망이다. 하지만 특검팀 수사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검팀은 수사관 35명과 파견 공무원 35명 등에 대한 인선을 아직 다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완인 상태에서 수사를 시작하는 것이다.

출범하자마자 부딪히게 되는 공소시효 만료 문제도 있다. 드루킹은 지난달 17일 본지에 보낸 옥중편지에서 '작년 12월 28일 김경수 의원이 전화를 걸어 (드루킹 측근에게)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고 했다. 사실이라면 김 당선인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다. 그러나 이 혐의 공소시효(사건 당일로부터 6개월)는 특검팀 수사가 시작되는 27일 자정에 끝난다. 기소를 하면 공소시효는 정지되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특검팀이 김 당선인을 27일 기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특검팀은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김 당선인 외에 송인배 신임 청와대 정무비서관도 수사해야 한다. 김 당선인에게 드루킹을 소개한 송 비서관은 2016년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네 차례 드루킹을 만났고, 드루킹 측으로부터 간담회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받았다. 그런데도 경찰 조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 한 검사는 "정권 초반 대통령의 최측근들을 제대로 수사하느냐에 이 수사 성패가 달렸다"고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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