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당 해산 주장과 집단 차기 불출마 등의 극약 처방까지 거론하던 한국당이 격렬한 내홍에 빠져들게 된 직접적 계기는 언론에 포착된 '박성중 의원 메모'이다. 박 의원이 지난 19일 열린 복당파 모임 내용을 옮겼다는 이 메모 중 '친박ㆍ비박 싸움 격화, 세력화가 필요하다, 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고 두서없이 적힌 대목이 당 주류인 친박의 신경을 건드린 것이다. 메모가 일종의 당권 장악용 '친박 살생부'로 비친 것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중앙당 해체 및 당명 변경, 비상혁신위 가동 등 자신의 혁신안을 추인받으려고 개최한 그제 의원총회는 한마디로 난장판이었다. "회의 때 나온 여러 가능성과 우려를 순서대로 메모했을 뿐"이라는 박 의원의 해명이 되레 논란을 확산시킨데다 김 권한대행이 이 모임에 참석한 직후 돌연 혁신안을 내놓은 과정도 석연찮아 친박계가 김 권한대행 사퇴는 물론 복당파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탈당까지 요구했기 때문이다.
결국 21일 김 권한대행은 '메모 파문'으로 계파 갈등을 촉발한 박 의원을 당 윤리위에 회부하면서 "지긋지긋한 '친박 망령'의 부활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하지만 상처 입은 김 권한대행의 리더십으로 쇄신과 변화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자신의 과도기 역할을 최소화하고 하루 빨리 계파에서 자유로운 새 선장을 찾아 그에게 메스를 쥐여 주는 것이 해법의 알파요 오메가다. 그때까지 모두 무릎꿇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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