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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수화로 감정 표현하던 고릴라 코코, 46세로 눈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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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고릴라’ 코코가 46세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고릴라재단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사랑하는 코코의 죽음을 알리게 돼 슬프다”면서 “코코는 잠든 상태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고 발표했다.

코코는 서부로랜드고릴라 암컷이다. 197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동물원에서 태어났다. 코코는 어릴 때부터 수화 습득에 비범한 능력을 보였다. 스탠퍼드대와 고릴라재단에서 코코에게 수화를 가르쳤다.

연구진은 코코가 2000개 넘는 영어 단어를 이해하고, 1000단어 이상을 수화로 표현할 줄 안다고 주장했다.

코코는 감정을 표시할 줄 아는 고릴라였다. 입양한 새끼고양이 ‘올볼’이 1984년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코코는 수화로 이렇게 반응했다. “고양이, 운다, 아프다.”

코코를 찾아와 함께 놀았던 미국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2014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도 이 암컷 고릴라는 온종일 우리 구석에 홀로 앉아 슬퍼했다고 조련사들은 전했다.

동물학자들은 코코를 통해 동물의 인지능력과 감정 표현을 연구했다. “말할 줄 알고 슬퍼할 줄 아는” 코코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릴라가 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에 두 차례 표지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학계는 코코의 수화 능력에 꾸준히 의구심을 표시했다. 코코의 수화 능력은 과장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련사들이 미리 설계한 대로 코코에게 질문하고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지적도 많았다. 워싱턴포스트는 학계의 비판과 관계없이 코코는 인간과 교감했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우리는 코코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발견했다. 지금 수백만명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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