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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내 상가 마련` 꿈꾸는 자영업자라면 지식산업센터·골목길 노려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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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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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직썰 - 어디서도 듣지 못하는 자영업 이야기-3] 최근 상가 투자 시장이 아주 뜨겁습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 건수는 약 3만9000건. 전월 대비 23.8%,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죠. 아파트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나타난 '풍선효과'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팔고 얻은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 투자로 몰렸다는 것. 또 아파트 담보대출비율은 지역에 따라 40%까지 낮아진 반면 상가는 여전히 70~80%의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죠.

물론 단순히 투자 목적으로 상가 매매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자영업자에게는 의미가 다릅니다. '내 가게'를 갖기 위해 상가 구매를 원하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을 꿈꾼다면 자영업자들은 '내 상가 마련'을 꿈 꿉니다. '임대료만 안 내도 먹고살만 하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실 겁니다. 아니면 월세를 낸다 생각하고 은행 이자를 내면서 담보대출을 통해 상가 구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상가 투자는 아파트 같은 주택 투자보다 훨씬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입니다. "아파트 투자가 초등학교라면 오피스텔 투자는 중학교, 상가 투자는 고등학교, 토지 투자는 대학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런 얘기가 있을 정도니까요.

일단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시장에 투자 정보가 많습니다. 가격도 오르면 올랐지 크게 잘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성도 있죠. 이유는 다른 게 없습니다. 무엇보다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장'이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정보도 많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이죠. 반면 토지는 일단 거래 자체가 쉽지 않아 환금성이 가장 낮은 시장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멀리 바라보고 장기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어렵기도 하죠. 상가는 토지에 비하면 그나마 낫습니다. 앞서 국토교통부 통계에서도 살펴봤듯이 거래 자체는 잘 이뤄지는 편이니까요.

단, 상가는 변수가 많습니다.

먼저 임차인을 잘 만나야 합니다. 상가는 들어온 가게가 잘되면 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영업자 본인이 하던 가게를 인수하는 경우에는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면 되겠지만요.

또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지역이나 단지에 따라 가격이 엇비슷하잖아요. 아파트 주민들끼리 얼마 이하에는 팔지 말자 이렇게 담합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상가는 다릅니다. 주변에 어떤 가게들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같은 상권 안에서도 가치가 제각각이니까요.

트렌드나 임대료 시세 변화에 따라 상권 전체 가치가 변하기도 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많이들 들어보셨죠.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아 기존 자영업자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상권이 바뀌는 현상입니다. 한때 '젊음의 상징'이었던 신촌을 예로 들어볼까요. 20·30대가 많이 찾고 독특한 가게들이 밀집한 이른바 '신흥상권'은 신촌→홍대→상수→합정을 지나 이제 문래동까지 내려온 상황이죠.

이런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상가 투자자뿐 아니라 임차인으로 들어가서 장사하려는 자영업자 분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투자의 기본은 역시 '싸게 들어가서 비싸게 팔고 나오는 것'. 현재 저평가됐지만 조만간 대박을 낼 수 있는 상권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어떤 상권이 뜨고 질 것인가는 자영업자들도 계속 챙겨봐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대형 상권에 들어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최근 명동·종각·신촌 같은 전통적 대형 상권이 지고 종로 익선동이나 만리동 같은 골목길 상권이 뜨는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또 상권이 너무 크면 오히려 고객이 분산될 가능성도 큽니다. 예를 들어 신천역 상권은 건대입구역 상권의 가게들이 다 들어와도 남을 정도로 커서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경쟁이 더 치열할 수밖에 없죠.

유망 상권은 업종이나 자영업자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점 같은 저녁 장사 위주라면 구로디지털단지 같은 지식산업센터가 몰려 있는 상권을 추천합니다. 지식산업센터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보통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저녁은 역 주변 상가에서 사 먹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죠. 또 요즘은 정보기술(IT) 벤처들이 강남의 비싼 임대료에 치여서 지식산업센터로 이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주변 상권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장사에 자신 있다는 분들은 노원 쪽도 노려볼 만합니다. 노원은 서울 북부 지역의 거점 상권이죠. 서울 중심부와 떨어져 있어 소비층 외부 이탈이 적은 게 특징입니다. 이런 상권은 일명 '항아리 상권'이라고도 부릅니다. 상권에 큰 변동이 없기 때문에 가게가 한 번 자리를 잘 잡으면 매출을 유지하는 데 있어 다른 상권보다 비교적 수월하죠. 대신 이미 상가가 많이 들어차 있기 때문에 초보창업자보다는,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분들에게 유리하다는 평가입니다.

초보창업자라면 최근 뜨고 있는 골목상권의 주변부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예를 들어 망원역 2번 출구 근처 망원시장과 망리단길로 향하는 초입의 골목길 상권 같은 입지입니다. 아직 권리금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고 유동인구가 일정해서 평일과 주말 간 기복이 크지 않습니다. 단점도 있어요. 전형적인 주택가 상권이어서 낮에는 소비력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점, 또 단체 손님도 적기 때문에 큰 매출을 노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생계형 1인 창업에 적합한 입지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자영업 전문 팟캐스트 '창업직썰'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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