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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시들해진 '안희정 재판' 방첨권 추첨 현장 "7월 2일 첫 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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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 성폭행 혐의’ 안희정 공판 준비기일
방청권 추첨까지 했지만 16명에 그쳐
첫 공판 7월 2일로 결정

22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서부지방법원 303호 재판장 앞은 방청권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성폭행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3) 전 충남도지사의 두 번째 공판 준비 기일에 참관하기 위해서다. 법원은 이날 다수의 방청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방청권을 추첨했다. 이날 법정 82개 좌석 가운데 52개석이 일반 방청객들에게 할당됐다. 나머지는 재판관계자 등을 위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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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제2회 공판 준비기일이 열린 서울 서부지법 303호실 앞 복도에서 시민들이 방청권 응모를 위해 줄을 서 있다./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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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방청권 경쟁은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방청권을 신청한 17명 가운데 16명이 재판정에 입장했다. 저조한 경쟁률이다. 지난 15일 첫 공판 준비 기일에 80여명의 방청객·취재진이 몰린 것과 대조적이다. 법원 관계자는 “첫 공판 준비기일 때 안 전 지사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은 시민들의 관심이 다소 식은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 안 전 지사는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공판준비에는 피고인에게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재판을 참관하러 온 서모(36)씨는 “과거에 안희정을 지지했는데, 우리가 모아준 지지가 (피해자들을) 가해하는 데 쓰인 것 같다”며 “(안희정을 지지한 데 대한)책임감을 느껴 법원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남궁예진(19)씨는 “가해자인 안 전 지사 측과 피해자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사실관계가 빨리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학생 문현호(27)씨는 학교 수업 과제차 법정을 찾았다. 박씨는 “학교에서 형사법 관련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데, 형사재판 진행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 보러 왔다”면서 “책에서 봤던 재판을 실제로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안 전 지사를 응원하러 왔다”는 시민들도 일부 있었다. 윤양수(68)씨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스캔들 많은데 일 잘 하더라”라며 “(안 전 지사 성폭력 의혹은) 미투 운동 이전이었다면 문제될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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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4월 4일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할 당시의 모습./조선DB안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전 충남도 정무비서인 김지은 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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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부는 내달 2일 안 전 지사의 첫 공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안 전 지사는 두 차례 공판준비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첫 공판에는 참석해야 한다.

앞서 검찰은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재판의 모든 절차를 비공개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성폭행 피해자의 증인신문, 사생활과 관련된 일체의 증거조사는 모두 비공개 할 방침이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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